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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는 괴물이었다, 미국이 그를 순교자로 만들었다"

블룸버그 칼럼 "6일장은 고도의 정치극"
"전쟁 전 정당성 잃은 체제, 순교 신화로 부활 시도"
당국 "2000만명 조문" 주장에 스탈린 장례 빗대
"공습으론 정권교체 못 해…변화는 이란인 몫"

등록 2026-07-07 오후 5:25:52

수정 2026-07-07 오후 5:25:5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는 잔혹한 폭군이었지만,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이 그를 순교자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추모객들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운구 행렬을 뒤따라 아자디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추모객들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운구 행렬을 뒤따라 아자디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챔피언은 6일(현지시간) 하메네이의 6일간 장례를 “고도의 정치극”으로 규정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챔피언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이스탄불 지국장 출신으로, 유럽·러시아·중동을 담당하고 있다.

챔피언은 10년 전 테헤란 그랜드 모살라 사원의 금요예배를 찾았을 때만 해도 참석자가 드물었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도 기계적이고 건성이었다고 회고했다. 한 이웃은 그가 미국인이라고 하자 오히려 “미국을 좋아한다”며 자유를 부러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추모식은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로 펼쳐졌다는 게 챔피언의 설명이다. 실내 예배당이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추모객이 몰렸고 미국에 대한 분노도 진심에서 우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전쟁 전까지 이란 지도부가 국민 다수의 혐오를 받으며 정당성을 잃었으나, 이제 하메네이의 순교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미·대이스라엘 항전이라는 새로운 ‘건국 신화’로 체제를 되살리려 한다”고 진단했다.

4개월여 전 숨진 하메네이의 장례를 굳이 지금 치르며,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 후세인의 순교를 기리는 이라크 카르발라 성지 순례 직후로 일정을 맞춘 것도 시아파 순교 서사와 연결하려는 치밀한 연출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지도자는 텔레그램을 통해 조문 행렬에 동참하는 것이 “지하드의 전장에서 시온주의자들과 싸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독려했다.

이란 당국은 2000만명이 조문할 것이라며 기록상 최대 규모의 장례라고 주장했다. 챔피언은 잔혹한 통치로 자국민을 학살한 이오시프 스탈린의 장례에도 수백만명이 몰렸다며, 대규모 인파가 곧 체제의 힘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구 9000만명이 넘는 나라에서 2000만명이 모여도 “다수를 잃은 체제에 핵심 지지층이 남아 있음을 확인할 뿐”이라는 것이다.

소수의 외국 지도자와 중국·러시아·인도·사우디아라비아의 하급 관리들이 조문했지만, 이 역시 이란의 힘보다는 국제적 고립을 보여준다고 챔피언은 평가했다.

그는 또 아마드 바히디 IRGC 사령관을 비롯한 지도부에게는 이번 장례가 미국과의 60일 협상보다 더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 장례가 끝나도 물가 상승률이 90%에 육박하는 최악의 경제난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챔피언은 “공습으로는 이란이 요구하는 수준의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없으며 오히려 서방이 내세울 명분만 약화시킨다”며 “진정한 변화는 전투기 조종사가 아니라 IRGC의 장례극에 참여하지 않은 7000만명 넘는 이란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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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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