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자동차 부품사들이 기존 제조 기술과 양산 역량을 앞세워 로봇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로봇 완제품 생산부터 관절 구동 부품, 소재·밀봉 부품까지 진출 분야도 다양해지면서 로봇 산업의 부품 공급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 |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 골드홀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 기업의 로봇 산업 진출 전략과 성공 사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방제욱 전무이사, 코라스로보틱스, 하이젠알앤엠 임형순 부사장, 와이엠 서상길 대표이사, 현대자동차 정희섭 상무, 한국AI로봇산업협회 배석태 상근부회장,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택성 이사장, DN솔루션즈 나승식 부사장, IM증권 고태봉 전무,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승욱 센터장, DN솔루션즈 류상문 전무, HMG경영연구원 이태엽 연구위원.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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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각 부품사는 완성차 부품 생산에 집중하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로봇 부품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한 정밀 제어 기술과 품질 관리, 대량생산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용 액추에이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협력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연내 시제품 납품을 준비 중이며, 향후 로봇 손과 센서 등으로 공급 부품을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HL만도는 자동차 조향·제동·현가장치에서 쌓은 모션 제어 기술을 로봇 관절에 접목하고 있다. 4족 보행 로봇용 액추에이터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용 제품 개발과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
현대차그룹 협력사 에스엘은 로봇 완제품 생산과 부품 공급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 위탁생산을 맡은 데 이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에 들어가는 다리 모듈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자동차 램프와 각종 부품을 생산하며 확보한 제조 역량을 로봇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다.
대동기어는 정밀 감속기 개발 역량을 토대로 로봇용 액추에이터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감속기는 모터의 회전 속도와 힘을 조절하는 핵심 부품으로, 회사는 기존 파워트레인 제조 기술을 활용해 로봇 부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 | 올해 대구 엑스코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 내 마련된 평화그룹 부스. (사진=이윤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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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고무 방진부품과 호스, 에어서스펜션 등을 생산해 온 평화산업도 로봇 부품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관절 내부를 보호하는 액추에이터 씰과 충격을 흡수하는 풋 패드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스킨을 대체할 고무 소재의 폴리우레탄(PU) 폼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제안해 견적요청서(RFQ)를 받았다. 다만 아직 계약이나 양산 수주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평화산업은 최근 로봇용 풋 패드 등 관련 제품을 공개하며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봇 시장이 연구개발과 시제품 단계를 넘어 양산 단계로 진입할수록 자동차 부품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증된 제조 공정과 품질 관리 체계를 갖춘 부품사들이 핵심 부품 공급망에 진입하면 기존 완성차 중심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과 한국AI·로봇산업협회(KAR)는 이날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자동차 부품 기업의 로봇 산업 진출 전략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과 한국자동차연구원, DN솔루션즈 등이 시장 전망과 사업 진출 전략, 실제 가공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자동차 부품업계가 기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