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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티베트 접경 홍수 엿새째…사망 900명 넘어, 4800명 실종

폭우에 자연댐 호수 범람 우려까지…수력발전소 터널 고립자 구조에 총력

등록 2026-08-31 오후 6:56:31

수정 2026-08-31 오후 9:42:4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31일(현지시간) 확인된 사망자 수가 900명을 넘어섰다. 한국인 9명을 포함해 4800명 안팎이 여전히 실종된 가운데 피해 지역에 다시 폭우가 내리면서 홍수로 만들어진 자연댐 호수가 범람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국가재난위험감축관리청(NDRRMA)은 지난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이날까지 903명이 숨지고 4247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중국 정부도 티베트 지역에서 전날 기준 16명이 사망하고 54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의 소재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추가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피해 지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트리슐리강 수위가 상승하자 구조대와 주민들은 고지대로 대피했다. 중국 당국은 네팔 라수와 지역 상류 약 5.6㎞ 지점에 약 140만㎥의 물이 고인 호수가 형성됐다며 범람 위험을 경고했다. 앞서 네팔 정부는 중국 측이 빙하와 하천 수위 관련 위험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람 라지 네팔 국가재난위험복구관리청(NDRRMA)장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피난 유예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며 “국경을 넘어선 데이터 제공 메커니즘의 부재, 즉 국가간 기상과 기후 데이터 공유의 한계 탓에 고산지대에 기상 관측소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네팔 정부는 피해가 집중된 계곡 지역에 군과 경찰 등 2만명 이상을 투입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악천후와 추가 홍수 경보가 이어지면서 구조 작업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수력발전소에서 실종되거나 고립된 노동자의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네팔 구조 당국에 따르면 피해 지역 수력발전소 11곳 이상에서 최소 933명의 작업자가 실종됐다. 이 가운데 라수와 지역 트리슐리 3A·3B 발전소를 중심으로 100여명이 터널 안에 고립돼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는 전날 토사에 묻힌 발전소 접근 터널을 드릴로 뚫고 산소와 음식 등을 주입한 뒤 밧줄을 이용해 지하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네팔 총리실은 해당 지역에 최대 350명이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홍수의 위력은 피해 지역을 넘어섰다. 일부 실종자는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강 하류의 인도 국경지역까지 밀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홍수 발생 지점에서 100㎞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10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네팔의 시신 안치시설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냉동 보관시설에 들어가지 못한 시신들이 부패하기 시작하자 당국은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시신 96구에서 DNA를 채취한 뒤 임시 매장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기적적인 생환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네팔 내무부 산하 무장경찰대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희미한 울음소리를 듣고 수색에 나서 홍수로 매몰된 지 60시간 만에 5세 소녀를 구조했다. 트리슐리강 유역 수력발전 터널에서는 건설 노동자 6명이 물이 들어찬 터널에서 사다리를 붙잡고 6시간 동안 이동해 탈출했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은 사례도 나왔다. 누와코트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학교의 라젠드라 다와디 교장은 홍수 위험을 알리는 전화를 받은 직후 학생들을 대피시켜 약 900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콧 지역 트리슐리강 인근 마을에서 한 남성이 대홍수로 피해를 입은 집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31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콧 지역 트리슐리강 인근 마을에서 한 남성이 대홍수로 피해를 입은 집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김겨레 기자

re9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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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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