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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교감 없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KB금융이 보여준 사외이사 역할론

KB금융이 보여준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회추위원 “외풍과 무관하게 한 분 한 분 스스로 판단”
전문가 “객관적 독립성보다 경영능력 평가 우선돼야”

등록 2026-09-14 오후 5:59:29

수정 2026-09-15 오전 10:34:07

[이데일리 김세연 임유경 기자] “사외이사간 어떤 논의도 없었고, 사전 교감도 없었다. 하지만 위원들 각자의 선택 결과에 다들 놀랐다.”

KB금융(105560)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지난 11일 차기 회장으로 현직인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낙점하면서 금융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양 회장이 지난 3년간 눈에 띄는 실적을 낸 데다, 현직 회장의 프리미엄이 작용해 그동안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은 관행처럼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14일 KB금융의 회추위 위원으로 활동한 한 사외이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회추위 구성 이후 어떤 후보에 대해서도 위원간 논의나 교감은 없었다”며 “외풍 없이 한분 한분 스스로 판단하고, 각자 선택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사외이사들의 독립적인 판단이 놀라울 정도였다”고 했다.

KB금융은 현직 회장과 경영진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사내이사를 제외하고 사외이사 7명으로만 회추위를 구성해 지난 4월부터 가동했다. 마지막날엔 최종 숏리스트에 오른 3명을 대상으로 두시간씩 프리젠테이션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은 후보를 최종 회장 후보자로 결정했다. 즉 최소 5명의 위원이 이재근 후보자에게 최고 점수를 줬다는 뜻이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문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KB금융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문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KB금융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서는 이번 KB금융 회추위 활동을 두고 과거와 달리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이 강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한다. 과거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현직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추인하는 ‘거수기’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임이 가능한 현직 회장이 최종 후보군에 올랐음에도 회추위원들의 선택은 변화·쇄신을 선택했다. 각자가 독립적인 판단을 함으로써 예상 밖의 결과를 낸 셈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재근 후보자가 내정된 것과 관련해 “지난해 개정 상법을 통해 독립이사 제도를 도입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독립이사(기존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책임도 무거워지고 있어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독립성을 ‘보여주기식’으로 실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객관적으로 투표하는 것보다도 누가 미래를 잘 보고 조직을 잘 이끌어갈지 평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세연 기자

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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