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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다카이치 대만 발언, 전략적 모호성 못 지켜" 비판

'대만 유사시 日 존립 위기 사태' 발언 후폭풍 계속
日내각에서도 비판…"손에 쥔 패 보이는 결과"
"中, 日대응 역산해 단계적 도발 메뉴얼 만들 수도"

등록 2025-11-11 오전 10:26:39

수정 2025-11-11 오전 10:26:3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는 외교 전략인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해 중국 억지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닛케이신문은 11일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이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나치게 구체적인 사례를 거론해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는 외교 전략을 지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전함이 해상을 봉쇄하고, 미국이 지원에 들어갔는데 이를 막기 위한 무력 행사가 발생한다면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0일에도 “향후 특정 사례를 상정하는 것은 조심하겠다”면서도 해당 발언이 정부의 입장에 부합하므로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상 봉쇄 등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한 존립 위기 사태 거론이다. 존립 위기 사태란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나 지역이 공격받아 일본이 위기에 처하거나 일본 국민의 생명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집단 자위권을 한정적으로 행사해 총리가 자위대에 출동을 명령할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일본 내각에는 “미국조차 대만 유사시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데, 왜 일본이 손에 쥔 패를 밝히냐”며 논란이 확산됐다. 외무성에선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생각이 아닌 보좌진이 마련한 답변을 읽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닛케이는 “역대 총리들은 어떤 상황이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서 즉답을 피하며 애매한 답변을 해왔다”며 “구체적인 상황과 이에 따른 자위대의 행동 강령을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침략을 염두에 둔 상대에게 패를 보이는 결과가 된다”며 “답변이 족쇄가 되어 상황에 맞는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총리는 닛케이에 “의회에서 어떤 사례가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지 말해도 될 리가 없다”며 “정부는 늘 염두에 두는 일이지만 공개적으로 밝혀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진보 겐 게이오대 교수는 “존립 위기 사태에 대한 논쟁은 긍정적 효과와 역효과가 모두 있다”며 “중국을 향해 미일동맹의 일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메시지가 된다면 중국이 미일동맹을 이간질하려는 계산의 여지를 좁히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겐 교수는 “중국이 (일본의 대응을) 역으로 계산해 단계적인 도발 메뉴얼을 만들면 일본의 국익에는 마이너스”라며 “단어를 신중하게 가다듬어 신호를 보낼 각오가 없다면 억지력이 제대로 작용할 수 없다”고 짚었다.

김겨레 기자

re9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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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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