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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통 통계 대체 안돼…부족한 데이터 메우는 보조 수단"

박민규 고려대 교수 "기존 통계에 새 기술 보완적 적용해야"
"가정 깨지면 편향 커질 수도…엄밀한 검토 필요"

등록 2026-09-11 오후 12:04:14

수정 2026-09-11 오후 12:04:14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존의 전통적 통계를 대체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보조 수단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민규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11일 한국은행과 한국통계학회가 개최한 공동 포럼에서 ‘통계적 추론과 전이학습’을 주제로 발표하며 “전통적 통계 기법을 기본 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보완적으로 적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달라진 경제통계 이용자 요구와 데이터 성격이 있다.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이후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이 확산되면서 경제통계 작성 환경이 빠르게 변했다”며 “이용자들은 더 빠른, 더 세밀한, 더 정한 경제통계를 동시에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의 성격 자체도 달라졌다. 박 교수는 “뉴스, SNS, 인터넷 검색처럼 빠른 주기로 쏟아지는 고빈도 데이터, 이미지·텍스트 같은 비정형 데이터가 늘었다”며 “사람들이 이런 정보를 흡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속도도 함께 빨라졌다”고 했다. 이런 신호들을 자동화된 방식으로 기존 통계와 예측치에 결합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데이터 통합, 소지역 추정, 보정 등 기존 통계 기법에 대해 “통계 이론에 기반한 타당성이 확립돼 있어 공식 통계의 정밀도와 커버리지를 안정적으로 높인다”고 했다. 특히 보정 작업에 대해선 “나침반으로 동서남북을 맞출 때 남반구냐 북반구냐에 따라 위치를 옮길 때마다 재조정하듯 조사로 얻은 통계량도 이미 알려진 모집단 정보에 맞춰 다시 정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여기에 새로운 머신러닝 기법 중 하나로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을 소개했다. 크고 잘 정리된 기존 데이터(소스 도메인)에서 학습한 결과를, 작지만 최신인 데이터(타깃 도메인)에 옮겨 붙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흉부 엑스레이 폐렴 판독은 일반 이미지에서 익힌 선·질감·형태 인식을 가져온 뒤 마지막 층(레이어)만 병원 자료에 맞춰 미세조정하는 식이다.

경제통계에서 전이학습이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는 영역은 거시경제 나우캐스팅이다. 국내총생산(GDP)은 특정 분기 수치가 4~6주 뒤에야 공표되지만 정책 결정자는 매 시점 판단 근거를 원한다. 나우캐스팅은 기존 시스템이 만들어낸 데이터와 예측치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 들어오는 노이즈 많은 단기 데이터를 활용해 빠르게 현재 상태를 추정하는 기법이다. 브리지 방정식, 미다스(MIDAS), 동적요인모형(DFM), 머신러닝 앙상블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 간 적용도 가능하다. 데이터가 거의 없는 개발도상국의 GDP 성장률을 예측할 때, 데이터가 풍부한 국가들에서 학습한 시계열 모형을 가져와 소량의 현지 데이터로 미세조정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다만 머신러닝 기법을 공식 통계에 적용할 경우 그 효과와 통계적 타당성을 엄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전이학습은 잠정치의 신속한 제공과 데이터가 부족한 영역의 경제예측에 유용할 수 있으나, 관련성 가정이나 모형 적합성이 충족되지 않으면 오히려 편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증을 충분히 거친 기존 방법을 뼈대로 두고, 새 기술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보태는 용도로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국배 기자

verm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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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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