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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젤 6달러가 전쟁 흔들었다…우크라, 에너지 휴전 조건부 수용

러시아도 트럼프의 공격 중단 요구 환영
젤렌스키 “러시아 준수 보장하면 동참”
정유시설 타격 줄어들지는 아직 미지수

등록 2026-09-15 오후 12:29:06

수정 2026-09-15 오후 7:26:15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 디젤 가격 급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공격 전략까지 바꾸는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동참을 전제로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대러 에너지 압박이 세계 연료 공급 감소와 미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표적 선정에 제동을 건 것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중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한 정유소에서 불길과 함께 짙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입수된 이 사진에 담겨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중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한 정유소에서 불길과 함께 짙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입수된 이 사진에 담겨 있다. (사진=로이터)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상 연설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확실하고 장기적인 휴전 의지를 보장한다면 우크라이나도 에너지시설 공격을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심 기반시설 공격과 이에 대응한 우리의 공격을 끝내는 첫 번째 긴장 완화 조치가 될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도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려 한다는 진정성 있는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준수를 조건으로 달았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국 에너지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온도 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표적을 공격하지 않기로 했고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아직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디젤 생산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 그는 “젤렌스키가 해야 할 일은 러시아의 디젤 생산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라며 “다른 표적은 많다. 디젤을 공격하지 말라. 세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이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선 직후 나왔다. 디젤은 화물차와 열차, 선박, 농기계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가격 상승이 운송비를 거쳐 상품 가격 전반으로 번질 수 있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수개월간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 정유시설과 석유 저장고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러시아의 석유산업은 전쟁 자금과 군용 연료를 공급하는 핵심 기반인 만큼 정유시설은 정당한 군사 표적이라는 게 우크라이나의 입장이다. 공격이 누적되면서 러시아의 연료 생산이 줄고 여러 지역에서는 휘발유 공급 부족까지 발생했다.

러시아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환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민간 경제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환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세계 에너지시장 불안의 주된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공격보다 걸프 지역의 충돌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와 걸프 지역의 디젤 수출량은 지난 8월 하루 평균 기준으로 2월보다 160만배럴 감소했다. 러시아 정유시설 피해뿐 아니라 호르무즈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충돌, 중동 정유·수송시설 차질이 동시에 겹친 결과다. 러시아발 공급 감소만으로 미국 디젤값 급등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따라 에너지시설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디젤 가격을 크게 떨어뜨릴지는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는지,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력·난방시설 공격을 중단하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중동의 원유·석유제품 공급 차질이 해소되지 않으면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만으로 세계적인 디젤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수정 기자

sj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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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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