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전체 직원의 6%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에 이어 콘텐츠 최고책임자까지 교체했다. 유튜브와 틱톡 등 무료 동영상 플랫폼과 경쟁이 격화하고 시청시간 증가세가 둔화하자 조직과 콘텐츠 사업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이다.
 |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넷플릭스 소유의 할리우드 건물 중 하나에 넷플릭스 로고가 비춰져 있다. (사진=로이터) |
|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월트디즈니 출신 피터 라이스를 신임 최고콘텐츠책임자(CC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라이스는 오는 26일부터 전 세계 넷플릭스의 드라마와 영화, 예능, 스포츠 생중계 등 콘텐츠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이번 인사로 2016년 넷플릭스에 합류해 약 10년간 근무한 벨라 바자리아 CCO는 회사를 떠난다. 바자리아는 2023년 1월부터 글로벌 콘텐츠 조직을 이끌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해외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재임 기간 ‘오징어 게임’과 ‘브리저튼’ 등 세계적인 흥행작을 선보였다.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 미국프로풋볼(NFL)과 장기 계약을 맺고 스포츠 생중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바자리아는 넷플릭스에 큰 변화를 이끌었다”며 예능 프로그램 확대와 스포츠·라이브 이벤트 도입, 글로벌 영화·드라마 사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후임인 라이스는 미국 방송·영화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월트디즈니 텔레비전 회장과 디즈니 종합엔터테인먼트 부문 회장을 지냈으며, 앞서 21세기폭스 사장과 폭스네트웍스그룹 CEO 등을 역임했다.
디즈니 재직 당시 ABC와 FX, 훌루 등 주요 방송·스트리밍 사업을 관리했다. 연간 300편 이상, 총 4000시간에 달하는 TV 프로그램 제작·편성 사업을 총괄한 경험도 있다. 서랜도스 CEO는 라이스의 콘텐츠 제작 경험과 업계 인맥, 사업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인사는 넷플릭스가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넷플릭스는 지난 14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전체 인력의 약 6%인 1000명가량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다.
감원은 제품·기술·법무·인사 부문에 집중된다. 서랜도스와 그레그 피터스 공동 CEO는 사업이 여전히 견조하지만 성장 효과가 큰 분야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청시간 증가세가 둔화하며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용자들의 총시청시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에 그쳤다. 반면 올해 콘텐츠 투자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한다.
무료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와 틱톡도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낮은 콘텐츠 확보 비용으로 이용자들의 시청시간을 끌어들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와 스포츠 중계, 게임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의 성과를 주시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넷플릭스 주가는 최근 1년간 약 40% 하락했다. 콘텐츠 수장 교체에 따른 향후 제작·투자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