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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 필리프 아기옹 “트럼프 보호주의 환영 안해…성장에 악영향”

"개방성이 성장 원동력…관세장벽은 동력 약화시켜"
"유럽, 미·중에 패배해선 안돼"…첨단기술 혁신 촉구

등록 2025-10-14 오전 11:13:30

수정 2025-10-14 오후 7:02:3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나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물결을 환영하지 않는다. 세계 성장과 혁신에 좋지 않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필리프 아기옹(69)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인시아드·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13일(현지시간) 수상 직후 전화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 및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개방성이 성장의 원동력이다. 교역과 개방에 장벽이 생기는 곳에는 먹구름이 드리운다”고 강조했다.

아기옹 교수는 “무역장벽과 탈세계화는 시장을 더욱 분리·단절하고 아이디어 교류 기회를 위축시켜 성장 동력을 약화한다”며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와 같은 요인들은 성장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인시아드·영국 런던정경대 교수. (사진=AFP)


아기옹 교수는 또 유럽도 미국과 중국처럼 자체적인 첨단기술 혁신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정책과 산업정책에서 배울 점이 있지만, 맹목적 추종이 아닌 유럽 자체 연구 역량을 토대로 하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더이상 미국과 중국에 기술 선도국 자리를 내주거나, 이들 국가에 패배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유럽 국가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럽은 경쟁정책 명분으로 모든 형태의 산업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거기서 개선해야 한다. 학계-정부-산업 간 협력과 올바른 경쟁정책이 혁신을 살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 환경,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 우리가 잘하는 분야의 산업정책들을 조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분야에서 우리는 좋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며 중간재·첨단 제조 생태계 강화, 인재 순환 촉진, 규제 예측가능성 제고를 통해 민간투자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기옹 교수는 최근 화두인 AI에 대해서는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면서도 “선도 기업이 경쟁을 봉쇄하지 못하도록 경쟁정책의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녹색성장을 촉진할 혁신은 자발적으로만 나오기 어렵다”며 목표지향적인 연구개발(R&D) 및 정책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같은 주장들은 아기옹 교수의 수상 근거인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공동 수상자인 캐나다 출신 피터 하윗(79) 브라운대 명예교수와 함께 1992년 ‘창조적 파괴’를 핵심 요소로 하는 성장 모델을 수학적으로 구축했다. 창조적 파괴는 요제프 슘페터가 제시한 개념으로, 혁신을 통해 새롭고 더 나은 제품이 기존 제품을 끝없는 대체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아기옹 교수는 개인사적 배경이 이러한 혁신관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부연했다. 패션 브랜드 끌로에를 설립한 어머니 가비 아기옹의 ‘창조적 감수성’이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정신을 길러줬다는 것이다. 그는 “예술과 자유에 대한 애정이 경제학 연구의 원동력이 됐다”고 회고했다.

아기옹 교수는 수상 소감에 대해선 “정말 엄청나게 놀랐다. 내가 느낀 기분을 표현할 단어를 찾을 수가 없다. 아직도 말문이 막힌다”며 기쁨을 전했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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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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