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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프, 호르무즈 군사개방 결의안 제동…안보리 교착

무력사용 승인 문구에 상임이사국 3개국 반대
봉쇄 한 달째…카타르, 연 30조원 손실 예상
마크롱 "누구든 혁명수비대 위협에 노출될 것"

등록 2026-04-03 오전 9:05:39

수정 2026-04-03 오전 9:05:3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군사적 수단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추진하려는 아랍 국가들의 시도가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의 반대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사진=로이터)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외교관과 유엔 고위 관리를 인용해,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중국·프랑스가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어떠한 문구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비상임이사국 10개국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안 표결은 오는 3일(현지시간) 금요일로 예정돼 있으나, 추가 외교 협상이 이 나라들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4번 수정했지만 “무력 사용” 문구가 벽

바레인이 기안하고 페르시아만 아랍 국가들이 지지한 이번 결의안은 수주간의 비공개 협상을 거쳐 4차 수정본까지 나왔다. 교착의 핵심은 “안보리가 회원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보장하고 국제 항행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억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도록 승인한다”는 조항이다.

분석가들은 이번 결의 추진이 실용적이기보다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군사력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데다 미국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란군을 상대로 한 독자적인 작전 능력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개방 촉구에 대해 “해협을 건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누구든 혁명수비대의 해안 위협과 탄도미사일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며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2일(현지시간) 레바논 티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옆을 오토바이를 탄 남성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봉쇄 한 달…카타르 생산 중단·걸프 외교지형 급변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이 개전한 지난 2월 28일 직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이 봉쇄는 국제 에너지 시장을 흔들고 원유·해운·보험 비용을 급등시켰다. 이란은 또한 페르시아만 아랍 국가들을 향해 수천 차례의 보복 공격을 가해 민간인 최소 18명이 숨지고 군사·에너지 기반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중 하나인 카타르는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불가항력(포스 마쥬르·force majeure)을 선언, 구매자와의 계약을 파기해야 했다. 카타르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약 30조2500억원)의 수입 손실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봉쇄는 걸프 국가들의 외교 지형도 뒤흔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23년 중국 중재로 이란과 외교 관계를 재수립했을 만큼 전쟁 전까지 이란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과거 미국·이란 간 중재자를 자임하던 카타르·오만까지 이란과의 관계가 사실상 돌이키기 어렵게 됐다고 시사하고 있다. 중재자 역할은 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로 넘어갔다.

바레인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는 이날 안보리에서 이란의 공격 의도가 배신적이고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공항·수도 시설·항구 등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란은 전쟁 이후에도 해협 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의향임을 분명히 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예즈 이란 담당 디렉터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에는 열려 있었고 봉쇄는 전쟁의 결과물”이라며 “정치적 위기를 총구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이번 결의안을 비판했다.

(사진=AFP)


성주원 기자

sj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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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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