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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리 전쟁 아냐"…英 "더 큰 전쟁에 끌려가지 않을 것"

유럽 대표격 영·프·독 트럼프 파견 요청 사실상 거절
EU도 "홍해 작전 변경하면서까지 참전할 의향 없어"
트럼프, 나토에 불만 표출하며 거듭 협조 요청

등록 2026-03-17 오전 8:29:51

수정 2026-03-17 오후 2:15:0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걸프 지역으로 전함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조 요청을 거절한 것이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홍해에 국한된 EU 해군의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논의에서 홍해에서의 해군 임무를 강화하려는 “분명한 소망이 드러났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작전 권한을 변경하려는 의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원치 않는다”며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자국 및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더 큰 전쟁에는 끌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영국은 이미 기뢰 탐지 시스템과 드론 방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군함 파견 등 전쟁 참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임무가 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여겨진 적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또 “이 지역에서 안보와 안정이 신속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빠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에너지) 시장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선 다시 열려야 한다”면서도 “그것은 결코 간단한 과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유럽 파트너들을 포함한 모든 동맹국들과 협력해 가능한 한 빨리 역내 항해의 자유를 복원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행가능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참전 결정은 법적인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특히 부각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정 때문에 일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가 (영국) 군인들을 위험한 곳으로 보내야 한다면, 그들이 최소한 법적 근거 위에서 충분히 숙고한 계획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올바른 접근을 취했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것을 에둘러 비판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청을 거절한 셈이다.

유럽에선 독일 역시 군함 배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이 전쟁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어떤 형태로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적 수단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열린 상태로 유지하려는 어떤 노력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 전쟁은 나토와 아무 관련이 없고, 나토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프랑스도 역내에서 자국의 역할은 방어적이고 보호적인 것으로, 17일째 이어지는 분쟁을 악화시키기보다는 긴장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거들었다. 중동에 가장 빠르게 항공모함과 군함을 보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 중요한 해상로를 군사력만으로 다시 여는 것은 더 광범위한 지역 붕괴를 촉발할 수 있는 위험한 조치가 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맹국들이 미국의 요청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나토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동맹국을 보호해왔지만 정작 도움 요청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나라들이 이미 오고 있다고 말해왔다”며 “어떤 나라는 매우 적극적이고 어떤 나라는 그렇지 않다. 그중에는 우리가 오랫동안 도와온 나라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우리와 함께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강력히 권고한다”며 각국에 군함 파견을 거듭 촉구했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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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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