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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상 왜 늦어지나 했더니…“美, 韓에 투자 증액 요구”(종합)

WSJ "5500억달러 근접하게 인상·현금 비중 확대 요구"
미 상무, 일본과 비슷한 조건 수용하라 압박 중
7월 합의 기준에서 말 바꿔

등록 2025-09-26 오전 10:55:59

수정 2025-09-26 오전 11:47:1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지난 7월 한미가 타결한 무역 협상에 대한 후속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협상에서 한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협상에서 대미 투자액을 기존 합의한 3500억달러에서 일본 수준인 5500억달러에 근접하게 증액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트닉 장관이 최근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협상에서 대미투자 규모를 기존 합의한 3500억달러에서 일본의 5500억달러에 더 근접하게 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또 한국 측에 투자금은 대출보다 현금으로 더 많이 제공 받길 원한다는 의견을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는 WSJ의 질문에 “미국이 한국과의 협정을 세부적으로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합의된 내용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는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또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측이 “루트닉 장관으로부터 5500억달러의 투자를 요청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와 관련해 추가 언급은 피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히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사진=AFP)
한미는 지난 7월30일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시행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어 지난달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한미 무역협상을 큰 틀에서 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후속 합의는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1~12일 뉴욕 모처에서 러트닉 장관과 만나 후속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안 도출을 담은 결과물은 발표하지 못했다. 양국은 대미 투자의 구조와 방법, 이익 배분 방식 등 세부 조항에서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협상 마무리에 더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1일 CNBC 방송에 출연해 일본이 대미 관세 협상 문서에 서명한 것을 거론하며 “유연함은 없다. 한국은 그 협정을 수용하거나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일본과 협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한미 간 협정도 비슷한 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를 대부분 현금 출자 방식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또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0대 50으로 배분하되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한국에도 직접 투자 규모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보증·대출 방식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대미 투자액 3500억달러는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의 80%를 넘는 액수로 미국 측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외환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양국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투자 논의에 앞서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WSJ은 “한미 무역합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짚으며, “러트닉 장관이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일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백악관이 ‘합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는 불만을 비공식적으로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임유경 기자

ykl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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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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