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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대신 성과 산다…238조 공공조달에 '3대 혁신 트랙'

국가기술개발에 개발·구매 연계해 개발기업 지원
과업 대신 성과목표 제시
조달 샌드박스, 낙찰자 결정서 이행관리로 확대

등록 2026-08-28 오전 8:30:04

수정 2026-08-28 오전 8:30:04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정부가 연간 238조 원 규모의 공공구매력을 지렛대로 삼아 혁신기술의 첫 구매자로 나선다. 경쟁입찰과 사전 규격화라는 국가계약의 두 원칙을 유예·완화하는 ‘3대 혁신 계약트랙’이 신설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혁신기술 촉진을 위한 국가계약 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공공조달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9%에 이른다. 정부는 9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마련·발의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개발·구매 연계형 트랙이다. 지금은 연구개발과 구매가 각각 국가연구개발혁신법상 협약과 국가계약법상 계약으로 나뉘어, 개발이 끝나도 규격을 확정하고 다시 경쟁입찰을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개발 단계에서 공모를 통한 실질적 경쟁을 거쳤다면 후속 구매에서도 경쟁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해 재입찰 없이 개발기업에서 사들일 수 있다.

대상은 국가전략기술 분야 연구개발사업으로, 소관 부처 장관이 신청하고 조달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개발 성공 기준과 구매 범위·기간을 미리 정해 우선협상권을 주되, 물량과 단가는 구매 시점에 확정한다. 개발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기술이 진부해지면 가칭 혁신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약을 조정·해지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로봇을 경찰청·소방청이 약정 수량만큼 구매하는 방식이 적용 사례로 제시됐다.

두 번째는 성과목표형 트랙이다. 발주기관이 구체적 과업 대신 달성할 성과목표를 제시하고 기업과 경쟁적 대화를 거쳐 해법을 찾는 방식이다. 여기에 △개산계약과 사후정산 △성과 달성도에 따른 마일스톤 대금 지급 △기술 변동 시 계약금액 변경 △성실실패 시 매몰비용 인정과 제재 면제 △지식재산권 공동소유 등 6대 유연성 요소를 더했다.

지난 2018년 12월 도입된 기존 경쟁적 대화 계약은 이행 단계의 유연성 부족과 감사 부담 탓에 활용 사례가 2건에 그쳤다. 우주항공청이 발사단가와 수송 능력을 성과목표로 제시해 우주발사체 사업을 발주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는 시범특례(조달샌드박스)다. 2022년 도입됐지만 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낙찰자 결정 방식에만 적용돼 계약 체결·이행 단계는 손댈 수 없었다. 정부는 이를 법률로 격상하고 특례 범위를 대가 지급, 계약금액 조정, 지체상금 등 이행 관리까지 넓힌다. 각 특례는 2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성과평가를 거쳐 국가계약법령 반영 여부를 심의한다.

그동안 개발과 구매를 잇는 제도로는 구매조건부 연구개발과 혁신제품 지정이 있었으나, 중소·벤처기업의 초기 판로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대형 과제나 국가전략기술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미국은 연방조달규정을 벗어난 권한을 부여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입찰 없이 구매하고, 유럽연합(EU)은 연구개발과 구매를 하나로 묶은 혁신 파트너십을 운용한다.

정부는 하반기 중 시행령과 계약예규를 정비하고, 개정안 통과 후 2027년부터 적용 가능 사업을 발굴한다. 조달청에는 성과지표 설계와 마일스톤 관리를 돕는 지원단을 둔다.

송주오 기자

juoh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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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오 기자

juoh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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