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정부 정책을 통해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된다”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발언이 전국 무주택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가운데, 실제 서울 평균 수준의 월급을 받는 회사원이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월세살이를 하며 서울 아파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한 채를 구매하려면 최소 27년 11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월세값을 뺀 나머지 월급을 모두 저축한다는 가정에 따른 계산으로, 여기에 향후 월세값 상승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생에 서울 아파트 마련’은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 |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사진=연합뉴스) |
|
22일 고용노동부가 4월 기준으로 매년 1회 발표하는 시도별 임금 및 근로시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 즉 월급은 476만 5000원이다. 또 한국부동산원 집계 올해 9월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값은 63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평균 수준의 월급을 받는 회사원이 연립·다세대주택에 월세를 살면서 월세값을 제외한 나머지(413만 2000원)를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하고, 10억원을 모으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순계산하면 20년 2개월에 이른다.
직방이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9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59·84㎡ 평균 매매거래가격은 각각 10억5006만원, 13억8086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앞선 회사원이 이를 구매하기까지 각각 21년 3개월, 27년 11개월을 숨만 쉬며 저축해야 하는 셈이다.
앞선 회사원이 서울 아파트에서 월세살이를 선택하는 경우엔 30년이 훌쩍 넘는 기간 저축을 해야만 한다.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값은 144만 3000원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다. 이같은 월세값을 제외한 나머지 월급(332만 2000원)을 모두 저축한다 해도 서울 아파트 전용 84㎡ 한 채를 구매하기까지 34년 8개월이 소요된다.
이 차관이 내다본 대로 설령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격이 현 수준에서 더 오르지 않고 유지되더라도, 최근 월세값 상승세는 서울 아파트 한 채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올해만 해도 서울 평균 월급은 전년동기대비 단 3.6%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값은 8.7% 오른 실정이다.
특히 내년 전세매물 잠김이 심화되면서 월세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입주예정물량이 올해 대비 3만 3767건 수준 줄어든 11만 1470건 수준으로 크게 줄면서 매매거래는 물론 전월세 매물잠김이 심화될 전망인 가운데, 전세는 월세화 가속화 및 정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른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여파로 사실상 시장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무주택자는 월세시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월세값 상승 또한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편 이 차관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진화에 나섰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토교통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공직자는, 특히 국토부 차관 같은 고위 공직자는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