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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반대·호르무즈 안정엔 공감, 대이란 압박 동참엔 경계…중국의 줄타기 외교

[막내린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서 이란 문제 집중 논의
유가 급등·공급망 충격에 양국 모두 장기전 부담
中, 美와 공개 공조는 경계…“호르무즈 무기화 우려”
전문가들 “중국도 중동 불안 장기화 원치 않아”

등록 2026-05-17 오후 5:59:04

수정 2026-05-17 오후 6:57:2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한 가운데 중국은 중동 불안 확산은 막고 싶지만 그렇다고 미국 주도의 대이란 압박 전선에 공개적으로 올라타는 모습 역시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피하면서도 동시에 이란과의 전략적 연결고리 역시 유지하려는 ‘균형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을 함께 걷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 가능성과 통행 제한 문제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측은 공식 발표문에서 이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단순히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이란 핵 문제나 호르무즈 해협 관련 표현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개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춘다는 인상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드가 케이건 전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은 이미 공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며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은 최근까지도 이란 외무장관과 접촉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과 지나치게 공조하는 모습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 역시 중동 위기 장기화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중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통로다. 중국경제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CSIS 고문은 “중국은 미국이 중동 문제에 발이 묶이는 상황에서 일정 부분 전략적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중동에 외교·군사 자원을 집중할수록 인도·태평양 압박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중국도 중동 위기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며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충격은 결국 중국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무기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건 전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 제한이나 군사 통제 선례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말라카 해협 등 다른 전략 해상로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나올 수 있다”며 “중국은 해상 교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인 만큼 이런 흐름 자체를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직후 미국이 추진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규탄 결의안에는 ‘퇴짜’를 놨다.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는 유엔 전문 온라인 매체 패스블루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결의안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내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푸 대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측이 진지하고 선의에 입각한 협상에 임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며 “이 단계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틀간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에 나왔다.

김상윤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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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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