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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아파트의 이유있는 10억 할인…“그래도 못 사”

재건축 이슈 타고 100억 찍은 압구정 신현대 급매물 다수 등장
8·3세제개편안 이후 부담 커지자 바빠진 고령층 장기거주자
하락장 전환 글쎄…대출 규제에 “현금부자만 줍줍”

등록 2026-08-12 오전 5:19:02

수정 2026-08-12 오전 9:04:3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정부의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구 핵심이라 불리는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에 ‘급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0억원 이상 몸값을 낮추고 부동산 시장에 등장한 것인데 증세 폭탄을 피하려는 장기 거주자들의 매물로 보인다. 다만 강력한 대출 규제 탓에 상당한 자산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쉽지 않아 물량이 잘 소화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래픽=김다은)
(그래픽=김다은)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사진=연합뉴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호재를 타고 실거래가 100억 원을 돌파했던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에서 최근 호가를 10억원가량 낮춘 급매물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105억원에 거래된 전용면적 183㎡ 매물 중 하나는 지난 7일 105억원에 올라왔다 하루 만에 가격을 5억원 내렸다. 90억원대 매물이 다수인 가운데 87억원의 급매물도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155㎡와 108㎡도 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이 많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일정과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신설로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진 결과로 분석한다. 고정 소득이 없거나 적고, 오래 거주한 고령층이라면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전 그리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통해 차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의 경우 압구정 2구역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전 단계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상 신청이 완료되면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능해져 매수인에게 실익이 없어진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 압구정동 재건축 예정 단지에서 10억원 이상 저렴하게 나오는 매물들은 시행인가가 나기 전 그리고 양도세 증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이전에 주택을 선제적으로 매도하려는 장기 거주 고령층의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매물이 늘고 호가는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거래는 뜸하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줄이 막히면서, 상급지 진입을 노리던 대기 수요자들이 섣불리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의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점 대비 가격이 10억원 넘게 빠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어 문의 전화가 오지만 실제 계약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라며 “비슷한 가격대의 주택을 처분했거나 자산이 넉넉한 소수의 현금부자라야 알짜 매물을 주워담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시장에서는 재건축 이슈와 맞물린 압구정 고가 아파트를 비롯해 강남3구의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하락장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다소 이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라는 허들을 만나 일시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양 위원은 “정부의 규제 강화로 강남구 고가아파트의 일시적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으나 급매물이 쏟아지는 양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한시적 세 부담 완화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점진적인 매물 출회가 이루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정현 기자

seiji@

저작권자 ⓒ 이데일리-당사의 기사를 동의 없이 링크, 게재하거나 배포하실 수 없습니다.

이정현 기자

se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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