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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무장한 하청노조… 조선·철강도 전운

하청노동자 집약된 조선·철강 전면전 예상
임금 외에도 동일 성과급·직고용 등 주장
갈등 극심해 하투 이후 파업 장기화 가능성

등록 2026-04-14 오전 5:44:04

수정 2026-04-14 오전 5:50:1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 기간산업을 대표하는 조선·철강 등 노동집약적 산업은 벌써부터 노사 전선이 빠르게 달아오르며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 확대와 고용 구조 재편 요구가 분출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전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 하청 노동자는 총 31만7000명이다. 이들은 원청 사업장에서 일하지만 해당 회사 소속이 아닌 사내 하청·외주 인력에 해당한다. 업권별로 보면 하청 노동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은 조선업(63%)이다. 이어 건설(44.3%), 철강(35.6%), 전자부품(16%), 자동차(10.2%) 순이다.

하청 노동자가 가장 많은 조선업계에선 올해 갈등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4~5년 동안 이어진 수주 호황에도 임금 인상 폭은 이에 따르지 못해 이익 공유를 주장하는 노조 측 입장과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성과급 파티를 지양하고 선제적인 미래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사측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뿐만 아니라 원청과 동일한 처우를 요구하는 격차해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해 9월 울산 조선소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성과급 동일 지급 및 기본급 14만9000원 인상 등을 담은 원청 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원청 노조와의 교섭 타결 시 지급되는 격려금도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명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원·하청 노동자 성과급을 동일하게 지급해 정부로부터 모범사례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노조 측은 국적과 근속, 이주·정주 노동자 차별에 대해 극명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한화오션 하청지회 등이 원청교섭 촉구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들의 경우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 교섭을 실시하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범위나 지침이 없어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들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는 직고용을 둘러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직접 고용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노조 측은 직고용 인원 축소, 별도 직군 신설 및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등을 문제삼아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을 통해 하청 근로자를 직고용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이를 꼼수라고 지적하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올 1월에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 협력사 지원 12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장기 불황으로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아직 노조 측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미 수요 부진과 전쟁에 따른 나프타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나 구조조정·인력 재배치에 반대하는 파업이 발생할 경우 회복이 불가능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투는 하청 중심의 노동자들이 원청 책임 확대와 고용 구조 재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과거와는 판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직고용 이슈 등이 폭발하면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가 13일 오전 전남 광양제철소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 제공)


김기덕 기자

kid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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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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