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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7일 재개방안’ 美에 제시…“이제 선택은 미국 몫”

아그라치 “조건 충족시 7일내 정상 통항 복원”
6월 종전 MOU 이행 요구…美에 결단 촉구
미·이란 뉴욕서 외교 접촉 재개…협상 불씨 살려
호르무즈 개방 순서·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

등록 2026-09-26 오전 6:57:02

수정 2026-09-26 오전 6:57:02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이란이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을 7일 안에 재개방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결단을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외교 접촉을 재개한 가운데 이란이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면서 종전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미국에 구체적인 7일 계획을 전달했다”며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해협을 다시 열고 7일 이내에 정상적인 해상 통행을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선택은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새로운 합의안을 만드는 것보다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를 이행하는 데 있다. 아그라치 장관은 “미국이 취해야 할 조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이미 MOU에 모두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MOU에 합의했지만 이후 이행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란은 이번에도 미국이 기존 합의에 따른 조치를 먼저 취하면 호르무즈 통항을 정상화하고 후속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개월 만에 외교 재가동…이란 “7일이면 호르무즈 연다”

이번 제안은 미·이란 간 외교 채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는 지난 22일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완화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경우 이란이 일주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 대표단이 유엔총회 기간 미국과 외교를 재개할 전권을 갖고 있으며, 이란의 종전 제안이 지난 16일 중재자를 통해 미국 측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당시 이란 당국자는 “미국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이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시간표에 합의해야 한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외교 재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방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합의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직후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그라치 장관이 이날 직접 ‘7일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란은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고 미국에 공을 넘긴 셈이다.

결국 ‘누가 먼저 움직이나’…美 선택 주목

향후 협상의 최대 관건은 양측이 합의 이행의 순서를 놓고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이란은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완화하고 해상봉쇄 등 기존 MOU에 담긴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호르무즈 재개방의 전제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의 완전한 재개방과 협상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 이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해협 통항 차질은 국제유가를 밀어올리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실제 이날 국제유가는 미·이란 간 협상 진전 기대에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이 단계적인 종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호르무즈 재개방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됐다.

다만 아직 미국이 이란의 7일 계획을 수용했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양측이 외교 채널을 다시 열고 구체적인 제안을 주고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진전이지만, 호르무즈 재개방과 미국의 제재·봉쇄 완화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이뤄질지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해야 실제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

성주원 기자

sj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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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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