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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사후 구제'에만 무게…예방책은 여전히 표류중

누적 3.8만명 인정해도 매월 신청자 2000명대
‘비아파트·청년층’ 피해자 명확한데 대책 없어
예방보다 지원 집중…예방대책도 국회 표류

등록 2026-05-21 오전 5:00:03

수정 2026-05-21 오전 5:00:03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2022년 빌라왕 사건을 계기로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정부는 2023년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전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을 만들어 현재까지 피해자 구제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신청 규모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전세사기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 아파트 및 빌라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운영을 시작한 이후 심의한 전세사기 건수는 총 6만 3124건으로 이 가운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는 3만 8503건이다. 전세사기 특별법은 제정 당시 2년 한시법으로 정부는 2025년 7월까지 약 3만 6000건의 수준의 피해를 예상했다. 하지만 피해 건수가 계속 누적되자 2027년 5월까지로 특별법은 연장됐다.

구제를 중단할 수 없는 것은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다. 위원회의 심의건수는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800~2000건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위원회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 가결 건수는 2024년 월평균 1270건 안팎에서 작년 하반기 780건대로 줄었다. 심의건수가 1100건대로 줄어든 올해 1~2월에는 500건대까지 축소됐다가 심의건수가 다시 1600~2000건대로 늘어난 3월 698건, 4월에는 855건으로 증가했다.

피해는 비아파트·청년·서민층에 집중됐다. 다세대주택 비중은 29%로 가장 높았고 오피스텔 20.8%, 다가구 18.3% 순이었다. 반면 아파트 비중은 13.4% 수준에 그쳤다. 시세 확인이 어렵고 권리관계가 복잡한 비아파트 시장에 피해가 집중된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 심의 건수
정부 대응은 여전히 피해 발생 이후 지원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정부는 특별법을 통해 인정 받은 피해자에게 저리 대출과 경·공매 유예,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매입 등을 지원 중이다. 최근 임차보증금의 3분의 1 수준을 지원하는 ‘최소보장제’ 시행를 발표했다.

그나마 올해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계약 전 위험 정보 통합조회 시스템 구축과 전입신고 즉시 대항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 등 전세사기 방지 대책이 나왔지만 핵심 대책 상당수는 아직 시스템 구축이나 입법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입신고 직후 임대인이 담보대출을 받거나 근저당을 설정하는 문제를 막기 위한 대항력 발생시기 조정 대책을 위해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필요한데, 관련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개 과정에서 선순위 권리관계와 보증금 규모 등에 대한 설명 의무를 강화하고 표준임대차계약서에도 선순위 권리 총규모를 명시하도록 하는 것도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지만 이 역시 멈춰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피해 지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전세사기 확산을 막기 어렵다”며 “주택 임차시장 전반에서 보증 심사를 강화하고, 임대인과 임차인을 함께 보호할 수 있도록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다원 기자

d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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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d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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