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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는 줄었는데...'붕괴·전도' 기술사고 되레 늘었다

작년 건설현장 사고 5605건, 전년비 14%↓
붕괴·전도·파열 등 기술사고는 6.7% 증가
안전수칙 점검에만 몰두...설계 도면·시방서 검토 소홀
교량 붕괴 등 대형사고 발생 위험↑

등록 2026-01-06 오전 5:00:00

수정 2026-01-06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추락 사고 등 건설 현장에서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되면서 작년 건설 현장 사고 건수는 1년 전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 52시간, 인력난 등으로 안전사고 관리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붕괴·전도 등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사고 위험은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5일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따르면 작년 건설 현장 사고 발생 건수는 5605건으로 전년(6528건)보다 14.1%(923건) 감소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현장 건수는 175건으로 전년(194건) 대비 9.8%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최근 5년 평균(217건) 대비로도 19.2% 감소했다.

이재명 정부는 작년 6월 출범 이후 연일 건설 현장 사고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사망 사고 발생 시 강력한 제재를 예고해 왔다.

고용노동부는 작년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서 연간 3명 이상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영업이익의 5% 이내(하한액 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내놨다. 해당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김주영 의원 대표 발의)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망자 발생시 1000억원 한도로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을 국토교통위원회에 작년 9월 제출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망 사고 발생 시 법인이 최대 50억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넘어서는 추가 제재 방안까지 추진되자 건설사들은 건설 현장 안전 관리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수칙 점검에만 치중하면서 설계·시공 품질과 직결되는 기술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CSI에 따르면 붕괴·전도·파열·파단 등 기술사고 건수는 작년 127건으로 전년(119건) 대비 6.7% 증가했다. 최근 5년 평균(113건) 대비 12.4% 늘어난 수치다. 안전사고가 주로 안전 수칙 미준수나 관리 부실로 발생하는 반면, 기술 사고는 설계 오류나 시공 품질 문제 등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한 토목 건설 현장 관계자는 “현장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관리 감독자들이 동발 간격이 적절한지, 발판이나 안전고리·난간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등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항목을 점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다”며 “정작 설계 도면이나 시방서를 검토하며 기술적인 부분을 챙길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교량 상판 붕괴나 발전소 붕괴 같은 사고가 잇따르는 것도 이런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2월 세종~포천 고속도로 건설 중 청룡천교 공사 구간에서는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돼 작업자 4명이 사망했다. 교각 위 가로 상판인 ‘거더’를 지지하던 임시 장치(스크류잭)를 임의로 제거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같은 해 4월에는 경기 광명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하에 다수의 빈 공간이 존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건설동향 브리핑에서 “안전·노동 규제 강화로 건설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서 현장 운영 부담이 크게 커졌다”며 “특히 중소 건설기업은 인력과 비용 측면에서 규제 대응이 쉽지 않아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최정희 기자

jhid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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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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