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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상법 개정안 흔드는 삼성전자 '자사주' 성과급

노사, 특별경영성과급 전액 자사주 지급 합의
이를 위해 매년 대규모 자사주 매입 불가피
자사주 소각이란 상법 개정 취지 무력화될 수도
주주가치 침해 소지 있어 향후 논란 가능성

등록 2026-05-26 오전 5:40:03

수정 2026-05-26 오전 5:40:03

[이데일리 김경은 증권시장부 차장]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성과급 개편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현 정부의 자본시장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에 몇 가지 짚어볼 문제를 남긴다.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를 유지하면서 반도체(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재원은 사업성과의 10.5% 수준으로 고정했다. 이 특별경영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노사 양측에겐 나름의 논리가 있다. 노조는 성과 연동의 투명성을 확보했고, 회사는 주가 상승에 따른 보상을 앞세운 임직원 록인(lock-in) 전략을 택했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문제의 핵심은 규모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353조원이다. 이를 적용하면 올해만 37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고, 2027년(449조원)과 2028년(445조원)에도 각각 47조원, 46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요구된다.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자사주는 지난달 24일 기준 보통주 8208만6705주(지분율 1.40%, 장부금액 약 13조4027억원)다. 향후 매입해야 할 물량이 현 보유분을 압도적으로 초과하는 구조다. 기 보유분을 제외하고 현 주가(29만2500원)로 가정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향후 3년간 약 4억4500만주로, 이는 상장주식수(보통주)의 약 7.6%에 달한다.

올 3월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다.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나 우호 지분 형성에 활용하는 관행을 줄이고,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개정 상법(제341조의4)은 취득 자기주식에 대해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임직원 보상 등 일부 목적에 한해 이사회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수립하고 출석 과반과 발행주식 25% 이상 찬성의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

삼성전자의 합의안은 이 예외 조항을 활용하는 구조다. 다만 예외의 규모가 워낙 크다는 점에서 입법 취지와의 정합성 논란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익이 클수록 더 많은 자사주가 매입되고, 그 주식을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과정에서 의결권은 부활한다. 소각 원칙을 세우려 했던 상법 개정의 방향과 반대로, 소각 하지 않는 대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상시화하는 메커니즘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는 성과급 보상제도를 우호 지분 누적용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노사의 천문학적인 성과 보상 합의가 의도치 않게 상법 개정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성과 보상을 하려면 매년 자사주 소각이 아닌 자사주 ‘대량 매입의 상시화’를 할 수 밖에 없어서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입법 취지와 결이 다르다.

이미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세전 영업이익에 기반한 성과급 산정이 상법 462조 1항의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우회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이슈까지 결합되면 주주들의 박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합의안이 소송이나 주주총회를 통해 그대로 인정될 지, 뒤집어질 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기업이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문제를 해결할 때 주주가치 제고라는 자본시장의 규범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성과급 사태가 우리에게 던진 또 다른 숙제다.

김경은 기자

ocami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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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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