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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지속…뉴욕증시 '뚝'·반도체주 '베어마켓' 진입

중국 AI 추격에 AI 투자 회의론 확산…반도체지수 고점 대비 20% 하락
나스닥 1.4%↓·반도체 ETF 4주간 20% 급락…중동 긴장에 유가도 급등
"AI 성장 끝난 것 아냐…기술주에서 경기민감주로 순환매 시작" 분석도

등록 2026-07-18 오전 5:14:40

수정 2026-07-18 오전 5:14:4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반도체주 급락과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겹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은 고점 대비 20% 넘게 밀리며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1% 하락한 7457.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 내린 2만5520.2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77% 떨어진 5만2146.42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지수는 1% 이상, 나스닥지수는 2% 이상, 다우지수는 약 1% 각각 하락했다.

시장을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요 반도체 지표는 이번 주 2025년 4월 관세 충격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사상 최고치 대비 20% 넘게 떨어져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
중국 AI 추격에 ‘AI 투자 과열론’ 재점화

반도체주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가 미국 최고 수준 AI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크게 좁혔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AI 모델을 공개한 것이었다.

여기에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쏟아졌다. 최근 AI 관련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주는 사상 최고의 분기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7월 들어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우려, 천문학적인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모리슨 트레이드네이션 시장분석가는 “기업 실적과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투자자들은 현재의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이번 조정이 또 한 번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될지, 아니면 매도세가 더욱 가속화될지가 시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젤로 쿠르카파스 에드워드존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이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최첨단 모델에 필적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막대한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서비스의 최종 수요가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으며 시장은 과도하게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에 대해 점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면서도 “AI 투자 테마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 단계에 접어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관련 자산 비중은 유지하되 경기민감주와 가치주, 해외 주식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넷플릭스도 성장 둔화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7.3% 급락해 기술주 약세를 부추겼다.

중동 긴장까지 겹쳐 투자심리 위축

중동 정세 악화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웠다. 미국과 이란이 이날도 상호 공격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10달러로 전장보다 4.5%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82.49달러로 전장보다 4.5% 올랐다.

쿠웨이트는 이날 이란이 발전소와 해수 담수화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군수지원 시설과 해상 전력 등을 겨냥한 6일 연속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란도 시리아와 바레인 주둔 미군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중동 전역으로 충돌이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성사됐던 휴전은 사실상 붕괴됐으며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에도 다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다만 월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기술주 쏠림 현상이 완화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베아타 만테이 씨티그룹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업종 확산을 기대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약세는 시장 붕괴가 아니라 기술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와그너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주식운용 책임자도 “유가 상승으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증시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향후 6~12개월 동안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윤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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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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