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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폭발음"…이란 남부 주민들, 잇단 美 공습에 '벌벌'

아흐바즈 주민 "표적 부근 사람들은 여전히 공포"
밤사이 추가 공습에 최소 6곳 타격…터널·교량 등 파손
정전·단수에 경제난 겹치며 상점 찾는 발길도 '뚝'

등록 2026-07-19 오전 10:31:20

수정 2026-07-19 오전 10:31: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군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란 남부 주민들이 고립과 공포에 떨고 있다. 도로와 다리가 끊겨 오가는 길이 막혔고, 밤마다 이어지는 폭발음과 충격파에 밤이 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 이란 내 전략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 장면이 담겨 있다. (사진=CENTCOM/AFP)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 이란 내 전략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 장면이 담겨 있다. (사진=CENTCOM/AFP)
이란 남부 도시 아흐바즈에서 상인으로 일하는 에마드(34)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밤마다 되풀이되는 미군 공습이 익숙한 일상이 됐다면서도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폭발음에 겁을 먹는다. 특히 표적 지역과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공습이 도심이 아니라 이란군 기지와 시설이 몰린 도시 남동쪽 외곽을 겨냥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같은 도시에 사는 엘나즈(30)는 교전이 재개된 이후 지난 16일 밤이 가장 끔찍했다고 떠올렸다. 친구들과 가족의 어린 자녀들이 “특히 무서워했다”고 한다. 그는 “폭발 충격파가 너무 가까워서 밖에 나가면 도시 전체가 파괴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NYT는 인터뷰에 응한 이란 민간인들이 정부 보복이 두려워 이름만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들어 며칠간의 공격으로 파손됐던 일부 교통로는 부분적으로나마 복구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매체는 반다르아바스역에서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됐고 도시 동쪽으로 우회하는 노선도 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 전역에서 최소 6곳이 밤사이 추가 공습을 받았다. 이란 국영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사이 미군의 추가 공습으로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는 터널 1곳과 교량 3곳이 파손됐다. 호르모즈간주(州) 당국은 주민들에게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불필요한 도로 이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반다르아바스가 속한 호르모즈간주는 호르무즈 해협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 주민인 마르지에는 친구들로부터 도시 주변 도로가 “초토화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습을 받은 곳에는 반다르아바스뿐 아니라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약 800㎞ 떨어진 산유 지대 후제스탄주의 주도 아흐바즈, 남부 파르스주 내륙 도시인 라르와 다랍도 포함됐다. 이란 국영TV는 남부 자스크의 담수 시설도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이번 공습이 “감시 시설과 군수 기반시설, 지하 무기 저장고, 해상 전력”을 겨냥했다고만 밝혔다.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이란의 피해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도 즉각 답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개전 당시 이란 국민들을 향해 정권을 무너뜨리라고 촉구했지만, 이후엔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시설을 폭격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해왔다. 이란 지도부로부터 국민들을 구하겠다며 전쟁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그 국민들이 미군 폭격에 일상을 잃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을 짓누르는 것은 공습만이 아니다. 아흐바즈는 평시에도 여름이면 매일 정전이 일어나고 때로는 2시간 넘게 이어진다. 전기가 끊기면 물도 함께 끊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도시의 기온은 최근 화씨 120도(섭씨 약 49도)까지 치솟았다.

상점에는 물건이 여전히 갖춰져 있지만 손님은 거의 없다. 사람들에게 돈이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이란 경제는 전쟁으로 더욱 나빠져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기업들은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엘나즈는 “밤이 오면 어떤 공격이 벌어질지 우리 중 누구도 알지 못한다”며 “공습이 군사 지역을 겨냥한다는 것은 대체로 알고 있지만, 그런 장소를 폭격하는 것만으로도 소리와 충격파가 우리에게까지 닿아 온몸을 떨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아흐바즈 주민들의 고통을 더할 뿐이라며 “상황이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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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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