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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기는 당신이 신경 쓸 바 아냐"…멜로니, 트럼프와 공개 설전

트럼프 "사진 찍자고 애원" 주장에 멜로니 "완전한 날조"
"이란 격파하니 친구 원해 사양" vs "구걸 안 해" SNS 설전
伊, 좌우 정치권 결집·외교장관 방미 취소…깊어진 균열

등록 2026-06-21 오전 8:54:50

수정 2026-06-21 오전 8:54:5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때 둘도 없는 동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사진 한 장’을 둘러싸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멜로니 총리가 사진을 함께 찍자고 애원했다”고 주장하자, 멜로니 총리는 “완전한 날조”라며 맞받아쳤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유럽의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두 정상의 균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6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AFP)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멜로니는 이탈리아 내 인기가 형편없다”고 적었다. 그는 이탈리아가 이란 군사작전 당시 미국에 활주로 사용을 허용하지 않아 “큰 물류상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한 뒤 “이제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격파하자, 그는 인기를 끌어올리려고 다시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사양한다”고 적었다.

멜로니 총리는 곧바로 인스타그램에 “끊임없는 일방적 공격은 무의미하다”고 응수했다. 그는 “내 인기로 말하자면, 당신의 친구라는 사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내 인기는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 당신 인기나 신경 쓰라”고 받아쳤다. 미군 기지 문제에 대해서도 “기지 사용은 우리가 늘 존중해온 협정에 따른 것이며, 내가 총리로 있는 한 위반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두 사람의 온라인 설전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탈리아 라7(La7) 방송과 가진 전화 인터뷰가 계기가 됐다. 그는 이번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멜로니 총리와의 만남을 거론하며 “그가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안달이 나 거듭 애원했다”며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멜로니)는 내가 말을 걸어준 것만으로도 기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멜로니 총리는 즉각 반발하며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며 “완전히 지어낸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미국 대통령이 동맹을 향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며 “서방의 적, 미국의 적에게는 같은 단호함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유감스럽다. 오히려 그들 지도자에게는 훨씬 더 관대한 듯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만은 기억해야 한다. 나도, 이탈리아도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좌우를 막론하고 멜로니 총리를 엄호하고 나섰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즉각 멜로니 총리에게 전화해 지지 의사를 전했고, 안토니오 타야니 외교장관은 다음 주 예정됐던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멜로니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유일한 유럽 정상으로, 유럽과 미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올해 미국의 이란 전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한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를 향해 “용기가 있는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고 비난했고,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을 깎아내리자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트럼프와 거리를 두는 흐름은 유럽 전반으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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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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