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소비자에게 낯선 한국의 해조류 감태. 충남 서산의 한 생산자가 만든 감태에 생산자의 이야기와 수확 과정, 활용법을 담아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뿌렸더니 15일 만에 매출이 84.2% 뛰었다. 대규모 할인 행사도, 대형마트 입점도 없었다. 한국 식품의 가치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미국 소비자의 지갑을 연 것이다.
 | | 라이언 김 김씨마켓(Kim'C Market) 대표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꿈 위크 2026(KOOM WEEK 2026)' 행사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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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 전통 식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업체 김씨마켓(Kim‘C Market)의 라이언 김(Ryan Kim)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꿈 위크 2026(KOOM WEEK 2026)‘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K푸드 열풍에도 한국 중소 식품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유통망과 단기 판매실적에 치중한 수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 마트에 가서 진열대를 보면 라면을 빼고는 한국 식품이 거의 없다”며 “K푸드가 인기라고 하지만 실제로 한국 기업과 생산자에게 얼마나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식당과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한국산 식품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중소 식품기업들이 미국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나 홀푸드 같은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목표로 삼는 전략을 경계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대형 유통망에 진입하면 높은 유통비용과 가격 경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지역에 살고 어떤 채널을 통해 만날 것인지 명확해야 한다”며 “자원이 부족한 작은 기업일수록 아주 작은 틈새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대량 판매를 노리기보다 제품의 차별성과 생산자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고객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씨마켓의 감태 판매 사례는 이런 전략의 성과를 보여준다. 김씨마켓은 충남 서산의 ’바다숲‘ 감태를 수년째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생산자와 수확 과정, 조리법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뉴스레터를 발송한 뒤 15일간 해당 제품 매출이 84.2% 증가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이메일 하나를 잘 써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라며 “오랫동안 고객과 신뢰를 쌓아온 채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씨마켓의 이메일 개봉률은 50~56%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격 할인보다 제품의 가치와 생산자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달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 | 라이언 김 김씨마켓 대표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꿈 위크 2026' 행사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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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한국 식품의 수출 가능성도 강조했다. 김씨마켓에서는 광주의 ’해담촌‘이 한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를 항공편으로 미국 가정에 직접 배송한다. 가격은 4㎏에 315달러(약 42만원)다. 김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마음에 드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씨마켓의 전체 고객 가운데 미국인 비중이 64%라고 밝혔다.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대형 한인마트 중심의 판로 지원과 단기 판매실적 평가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한국 중소 브랜드를 육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원 예산의 일부라도 벤처캐피털처럼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유망 브랜드를 까다롭게 선발해 3년 정도 장기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원 성과를 평가할 때도 단순 수출 물량뿐 아니라 미국 현지 언론 노출이나 브랜드 인지도 확대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마켓은 오는 12월 1일을 목표로 뉴욕 로어이스트사이드에 오프라인 매장 개점도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인 식품매장과 달리 매달 특정 식재료와 브랜드를 소개하고 시식과 체험을 제공하는 갤러리형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고, 작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도 다양해졌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 최소 3년 이상 꾸준히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