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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80시간 근로’ 런던베이글 사태가 자본시장에 던진 경고

브랜드의 온도는 사람의 체온에서 나온다
수천억 몸값 자랑하던 런던베이글뮤지엄
근로자 사망 대응에 신뢰·브랜드평판 흔들
기업가치를 숫자로만 계산하던 자본시장에 ‘경고’

등록 2025-10-29 오후 11:49:20

수정 2025-10-29 오후 11: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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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23시 4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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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브랜드의 온도는 빵이 아니라 사람의 체온에서 나온다.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그 뒤에서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면 그 브랜드를 따듯하게 볼 수 없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앞으로 빵을 얼마나 따듯하게 데우든, 소비자들은 그 온도를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다. 내가 받아든 베이글의 따듯함 뒤에 누군가의 체온이 식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지난 7월 고속 성장을 달성해온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일하던 한 20대 청년이 쓰러졌다. 런던베이글 경영진은 사모펀드(PEF)에 회사를 매각할 준비를 하던 상황이었다. 고인은 런던베이글이 회사 매각 직전에 새로 오픈한 신규 지점인 인천점에서 신규 매장 개점 전후로 운영 초기의 혼란을 감당했다. 높은 매각가를 위해 실적을 내야한다는 회사의 바람이 노동 현장을 압박하고 재촉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20대 청년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장시간 노동 논란과 납득이 어려운 회사의 해명이었다. 회사는 “유족이 주장하는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이 아니”라며 과로사 가능성을 부정했지만, 실제 근로기록을 증명할 지문인식기는 “오류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회사 실적의 근간을 일구어주던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과실 부인에만 급급한 사측의 대응에 런던베이글이 쌓아온 감성마케팅의 프리미엄은 하루아침에 증발했다. 유족과의 산재 분쟁과 불매운동 조짐 등으로 브랜드 평판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웨이팅 맛집으로 유명한 베이글 전문 빵집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20대 청년 근로자가 주 80시간 가까이 일하며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이 사건은 숫자로만 기업가치를 계산해온 자본시장의 오래된 관행에 균열을 낸 사례로 남을 것이다. 외식업(F&B)에서 근로자는 단순한 생산수단이 아니라 브랜드 그 자체다. 매장의 향기와 친절, 일상의 경험은 모두 근로자의 손길, 노동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인적자원은 자본시장에서 아주 오랫동안 ‘비용 항목’으로만 계산되어왔다.

JKL파트너스는 인수 전 노동자 사망 사고를 인지했지만, “잘 해결했다”는 경영진의 말을 믿고 거래를 철회하지 않았다.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기업에 노동자 과로사 의혹이 있어도 재무적 수치로 보이는 EBITDA 마진율 34%와 빠른 성장세가 매력적으로 보였던 탓일 테다. 그러나 원만한 해결을 기대했던 노동 리스크는 인수 이후 런던베이글의 브랜드 가치를 잠식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공염불 취급하던 ESG는 단순 도덕이 아니라 이제 ‘리스크 관리의 언어’다. 런던베이글 노동자 사망 사건은 기업가치의 근간이 단순히 숫자에만 있지 않다는 단순한 사실을 보여준다. 투자자는 이제 재무제표만이 아니라 노동·안전·조직문화를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그 기업의 ‘진짜 밸류에이션’을 알 수 있다. 런던베이글 사태는 자본시장에 분명한 경고를 남겼다. ‘얼마를 버는가’보다 ‘어떻게 버는가’를 묻는 시대가 왔다.

지영의 기자

yu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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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

yu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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