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인공지능(AI) 서버를 기업에 빌려주는 스위스 신생기업이 설립과 동시에 약 260억원을 유치했다.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서버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기업 대신 서버를 구입해 장기간 임대하는 사업모델이 투자자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 경쟁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기반시설 확보전으로 번지면서 값비싼 장비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빌려 쓰려는 기업들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AI 인프라가 기술기업의 설비를 넘어 장기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3101354.jpg) | |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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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의 ‘AI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은 최근 약 1600만유로(약 263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회사는 올해 설립된 신생기업으로, 별도의 초기 사업 실적을 쌓기도 전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AI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은 AI 서버를 대상으로 한 리스 회사다. 항공사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직접 구입하지 않고 리스회사에서 빌려 쓰는 것처럼, AI 기업도 값비싼 서버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생기업이 출범 단계부터 1600만유로를 조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 컴퓨팅 시설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생성형 AI의 개발과 운영에는 대량의 연산을 처리할 GPU 서버가 필요하지만, 서버 구입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제품의 세대교체가 빠르고 전력·냉각 시설까지 갖춰야 한다는 부담도 큰 만큼, 기업의 초기 투자비를 낮추는 동시에 장기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는 서버 임대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점도 이러한 사업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7개의 대형 AI 컴퓨팅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최대 100억유로의 공공자금을 투입하고, 민간에서 200억유로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각 시설에는 최신 AI 반도체가 최소 10만개씩 설치될 예정으로, 관련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AI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은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고성능 AI 서버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후 서버를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에 배치하고 기업들과 장기 임대계약을 맺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이미 확보한 서버 용량도 장기 계약을 통해 임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버 임대 모델이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기술 노후화 위험을 넘어야 한다. 항공기나 부동산과 달리 AI 반도체는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빨라 고가에 매입한 장비의 가치가 단기간에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신규 장비가 나오기 전에 장기 임대계약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세드릭 발트부르거 AI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공동창업자는 한 외신에 “인공지능은 추상적인 기술처럼 논의되지만, 그 아래에는 충분한 서버가 적절한 장소에 배치돼 있느냐는 매우 구체적인 문제가 놓여 있다”며 “우리는 시장에 필요한 서버를 늘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