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잠을 자면서 이를 갈거나 턱관절 통증을 겪는 사람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독일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치과를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맞춤형 턱 근육 운동을 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증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6일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독일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조버디’는 최근 헬스케어 투자사 할프차이트 등으로부터 81만8000유로(약 12억5000만원)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조버디는 지난해 설립된 턱 건강 관리 전문 스타트업으로 이갈이나 이를 꽉 무는 습관, 턱관절 기능 이상으로 통증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치과에서 교합안정장치를 처방받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방식으로 증상을 관리했다면 조버디는 환자가 스스로 운동과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리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이뤄진다. 이용자가 휴대전화 전면 카메라를 켜고 입을 벌리면 앱이 입이 벌어지는 정도와 턱이 좌우로 움직이는 양상을 측정한다. 여기에 통증 정도와 이갈이 습관, 스트레스 수준 등을 반영해 개인별 운동 계획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용자는 앱의 안내에 따라 턱 근육을 이완하거나 움직이는 운동을 하고, 이후 통증이나 불편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기록해야 한다. 이후 누적된 측정 결과는 치과 의사나 물리치료사에게 전달할 수 있는 보고서로 작성된다.
이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에는 기존 턱관절 치료의 한계가 있다. 이갈이나 턱관절 기능 이상은 증상이 장기간 이어지거나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기는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치과에서 교합안정장치를 처방받더라도 일상에서 턱 근육을 관리하고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일은 환자 개인에게 맡겨지는 경우가 많다. 조버디는 이처럼 진료와 진료 사이에 발생하는 관리 공백을 스마트폰 앱으로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투자자들 역시 일상적인 건강 문제를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할프차이트는 턱관절 질환처럼 치료 수요는 존재하지만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앱을 통한 자가 관리 서비스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건강보험 적용까지 받을 경우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치료 효과와 사업성을 입증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조버디 앱은 유럽연합(EU) 의료기기 규정에 따라 1등급 의료기기로 등록돼 있지만, 이를 통해 이갈이나 턱관절 통증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는 추가적인 임상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현재 회사는 독일 아헨공대병원 등 여러 의료기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에는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조버디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임상시험과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위한 준비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독일 주요 법정 건강보험사와 별도의 진료 서비스 계약을 협의 중으로, 내년 초 계약이 성사되면 보험을 통한 이용 경로가 넓어지면서 서비스 보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