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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자본시장판 ‘더 글로리’

“넌 나가서 서있어" 국민연금 부동산투자실 갑질 논란
디폴트 자산에 9000억…연금가입자를 위한 결정 맞나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운용사…외부 감시 장치 필요

등록 2026-04-27 오후 8:46:51

수정 2026-04-27 오후 9: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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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04월 27일 20시 4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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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회의 중에 사람을 복도로 쫓아내 세워두는 기관이 있다. 업무 관계자의 상사에게 연락해 인력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투서가 접수되면 의혹을 들여다보기보다 제보자가 누구인지 특정해 찾으려 든다. 제보자를 찾아 무엇을 하려 했을까. 보복이라도 하려 했나.

최근 국민연금공단 부동산투자실을 둘러싸고 해고 종용과 압박성 인사, 언어폭력 의혹이 반복되고 있다. 부동산투자실 내부 뿐만이 아니라, 업계를 상대로한 도 넘은 갑질이 횡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복수의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유사한 경험을 겪었다고 증언한다. 국민연금은 1400조원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다. 자금 배분 권한은 운용사의 생존을 좌우한다. 그 권한이 의견 개진을 넘어 압박으로 행사됐다면, 이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권한 남용이다.

홍콩 코즈웨이베이 소재 오피스 '타워535'
이 부동산투자실은 대규모 부실 투자 논란의 중심에도 서 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 오피스 ‘타워 535’ 투자다. 디폴트 상태에 빠진 자산에 9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을 전량 확보했고, 연금이 발 묶인 총 투자 규모는 1조2000억원대로 불어났다. 부실 자산에 거액을 더 투입한 셈이다. 홍콩 오피스 시장은 장기 침체 국면에 있다. 자산의 실질 시장 가치는 폭락했고, 임대료도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손실을 줄이기보다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 현지 투자자들은 손실 부담을 덜었고, 국민연금은 회수가 불투명한 자산에 1조원 넘는 돈을 묶었다.

연금은 공정가치평가를 활용해 타워 535를 1조원대 가치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가치평가는 가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임대료와 건물의 시장 가격이 하락해도 미래 현금흐름을 높게 잡으면 가치 유지가 가능하다. 타워 535 투자 수익률은 웬만한 예금이나 채권보다 낮은데 장부상 가치는 높은 상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나.

이 기이한 투자의 배경으로 사적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투서도 접수됐다.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투서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논란에 대한 감사는 내부 조사에서 빠르게 종결됐다. 연금 내부에서는 조사가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온다. 더구나 감사 전후로 제보자 신원을 찾으려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의혹을 밝히기보다 신고자를 찾는 조직이라면, 누가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나. 감사를 했다는 기록은 남겼을지 모르나 견제 기능이 작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연금은 투자 기업의 인권과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기관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인권 침해를 방치한 기업에 투자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국민연금을 향한다. 그런데 정작 국민연금 투자 요직에서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 사적 유착 의혹이 반복된다면 연금이 뭔가를 평가할 자격이 있나. 투자처에는 ESG를 말하면서 내부 권한 남용 논란에 눈감는 것은 이중잣대다.

국민연금 투자실은 운용사 선정과 자금 배분, 대체투자 의사결정까지 쥐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도 크다. 그런데 그 권한을 통제하는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갑질 의혹, 부실 투자, 유착 의혹, 형식적 감사가 가능한 배경일테다. 갑질과 유착 논란 앞에 국민연금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침묵하고 있다. 이 모든 의사결정의 결과가 결국 국민 노후자산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침묵은 부당하다. 몰랐나. 아니면 그저 덮고 싶은가. 국민연금에 외부 감시와 제동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지영의 기자

yu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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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

yu02@
  • - "내년 채권시장 반등 기대…기준금리 정점은 3.25%~3.5%"
  • - "기재부 실수였다"…국민연금 성과급 10년 관행에 제동 건 예산처
  • - "주식 안 팔아 더 벌었다"는 국민연금…국회 "얼마 벌었나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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