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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안건번호 7개, 세부의안은 20개…고려아연, 역대급 ‘메가 주총’ 예고

오는 3월 24일 코리아나호텔서 정기 주총
주주제안 쏟아지며 의안 구성 ‘복잡다단’
이사 후보·다득표 의안 가결 룰 등 긴장고조

등록 2026-02-23 오후 6:01:38

수정 2026-02-23 오후 9: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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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역대급 ‘메가 주총’을 예고했다. 안건으로 상정된 표면적인 의안 번호는 7호까지이나,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한 임의적립금 전환과 이사 선임 방식 등 세부 안건을 합치면 실제 주주들이 판단해야 할 사안은 20여개에 달한다. 특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 등 양측의 안건이 충돌하는 지점에는 ‘일괄표결 후 다득표 승인’이라는 승부수까지 등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사의 충실의무’ 정관 도입 명문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 52기 정기 주주총회 부의안건을 최종 확정했다. MBK·영풍 연합이 지난 12일 주주제안을 통해 강력히 요구한 이사의 총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정관 명문화 등이 안건으로 수용된 가운데 △중간배당 재원 마련을 위한 임의적립금 전환 △이사회 운영 방식 개선 △액면분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등이 최종 안건으로 상정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사의 총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정관에 명문화하기로 한 점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 들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기업이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MBK·영풍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공론화한 사안을 고려아연 이사회가 전격 수용한 모양새다.

MBK·영풍 측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표 상법 개정안의 취지를 민간에서 처음으로 실현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자평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소수주주 보호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이사회의 주동적인 결정”이라며 주도권이 경영진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3% 룰’vs‘집중투표’…이사회 장악 위한 수싸움

이사 선임 안건에서는 양측의 전략적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고려아연 측 우군인 유미개발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5인 선임을 제안했다. 이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상 규정을 활용, 지분이 분산된 최 회장 측의 유리한 구도를 극대화해 MBK·영풍 측의 이사회 진입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MBK·영풍 측은 △이사 수 6인 증원 △이사 5인 선임 안건을 올렸다. 또 △집행임원제 도입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 등을 통해 경영진의 독주를 막고, 주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역대급 배당안…‘배당 정상화’ 압박에 화답?

주주 환원 정책에서도 배당 전쟁이 예고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 측이 제안한 임의적립금 전환 수준을 넘어서는 주당 2만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MBK·영풍 측은 그간 고려아연이 2023년 약속했던 중간배당을 지난해 생략한 점을 꼬집으며 ‘주주환원 정상화’를 압박해 왔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3년 발표한 ‘3개년 배당 확대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간배당 정례화를 공언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돌연 중간배당을 생략한 바 있다. 당시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대응 과정에서 매입한 자사주 소각에 집중하느라 배당 논의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배당 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세부 안건이 20여개에 달하고 각 사안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투표 결과 예측이 매우 어렵다”며 “결국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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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hur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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