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처음으로 국민연금 내부 출신 기금운용본부장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이 얻고 있다. 그동안 외부 인사가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외풍에 시달린 부작용을 막고 내부 인재를 선발해 키운다는 명분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조만간 공석인 본부장 선출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달 중에는 공식 공모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애초 국민연금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와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꾸릴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뒤로 미뤄졌다.
기금운용본부장 공모가 가까워지며 차기 본부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내부 출신 인재들이 하마평에 오르며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2월 선출 때부터 정권의 ‘자기사람 심기’로 도마 위에 올랐던 강면욱 전 본부장이 새 정권 교체 이후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낙하산 본부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금 운용과 관련해서는 전문가가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국내 10조원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공제회들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재를 등용하는 CIO(최고투자책임자) 선출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초 선출된 김재동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CIO가 내부 출신이고, 강성석 교직원공제회 CIO는 1기로 입사해 주요직을 두루 거치며 CIO까지 올랐다. 특히 내부 출신 CIO는 조직을 잘 알기에 적응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외부 청탁과 압력에 독립적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국민들의 쌈짓돈 600조원을 굴리며 장기적인 투자 관점을 유지해야 하는 기금운용본부가 불안한 국민연금 지배구조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제2, 제3의 삼성사태를 막기 위해서 이번 본부장 선출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조직을 잘 아는 인사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실장을 지낸 김희석 NH농협생명 자산운용총괄 부사장, 증권운용실장 출신의 박봉권 교보생명 부사장, 운용전략실장을 지낸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등이다. 현재 직무대리직을 수행 중인 조인식 해외증권실장도 내부 선출 인사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도 전주 이전 이후 인력 유출, 검찰 조사 등으로 바닥에 떨어진 내부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독립적으로 투명 경영이 가능한 내부 선출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의 노후 자금을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위기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번 새로운 본부장 선출을 계기로 조직 개편 등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