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자본시장에 듬성듬성 굵직한 조 단위나 미들마켓 인수·합병(M&A)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잠재 매물은 상당하지만 살 사람이 부족해서다. 이는 기업 전략적 투자자(SI)이 지난해부터 긴축경영 기조에 접어들면서 M&A에 주력하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업계는 올해 내내 이런 분위기 이어질 거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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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SI들이 M&A에 관심 두기보다 알짜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힘주고 있다.
국내 대기업 그룹사 투자 부서에 재직 중인 한 관계자는 “회사 사업에 도움되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매물을 알아보고 있지만, 몸값이 고평가돼 잠시 관망할 생각”이라며 “시너지가 없어도 신사업 측면에서 캐시카우가 될만한 곳에 관심이 많아 투자는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 SI 사이에서 이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통신 3사는 인공지능 전환(AX)에 주력하는 초기 스타트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컨대 KT는 KT 퓨처웨이브 창업도약패키지를 모집해 창업 3~7년 차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정보통신(AICT) 분야의 AX 혁신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또한 AX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관련 스타트업과 AI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스타트업 투자에 한창이다. 일례로 휴온스그룹은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을 열고 국내 유망 제약·바이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자 한다. 창업 10년 차 이하 국내 벤처·스타트업을 선발해 단계별 지분투자, 공동연구개발, 연구소 무상입주 등 혜택을 제공한다. 휴온스그룹은 “위축된 바이오 투자심리에도 불구, 바이오 생태계의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공모전 2기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SI들의 행보에 투자 혹한기를 맞은 벤처·스타트업 업계도 숨을 돌리고 있다. 한때 기업가치 3000억원을 육박했던 명품 유통 플랫폼 발란은 장기간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다 코스닥 상장사인 화장품 유통기업 실리콘투로부터 조건부 투자를 받기로 했다. 발란은 실리콘투로부터 전환사채(CB) 형태로 총 150억원을 수혈받는다.
SI들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M&A 매물을 탐색하는 작업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전과 달리 M&A 거래규모는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조 단위 빅딜보다는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급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내놓는 매물들을 둘러보면서 소소하게 인수하는 움직임이 다수인 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