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국민연금, 수탁책임委 기금위 산하 조직으로 개편
수탁자 책임위 내 주주권행사, 책임투자 분과 신설
주주권행사委, 기존 의결권전문위와 동일한 9인 체제
위탁운용사에 위결권 위임 방안도 올해는 도입 않기로
등록 2018-07-17 오후 7:13:00
수정 2018-07-17 오후 7:48:26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민연금이 기존 체제와 유사한 형태의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 산하 전문위원회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한다. 이는 당초 기금위와 독립된 별도 기관으로 신설해 적극적인 주주 감시활동을 한다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취지에서 후퇴한 것이다.
수탁자책임전문委, 2개 분과로 구성
17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확대·개편 예정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탁자 책임위)는 기존 의결권전문위원회의 권한과 체제를 유지한다. 수탁자책임위를 15명으로 확대하지만 주주권행사와 책임투자의 2개 분과위원회로 나눠 하위 조직으로 두는 것이다.
결국 주주권행사 위원회는 기존 의결권전문행사위원회와 동일하게 9인 체제를 유지하고 인원수도 확대하지 않은 것이다. 지배구조 역시 기금위 산하 기관으로 존재케 해 독립성을 퇴색케 했다. 이에 따라 수탁자 책임위는 기금위가 위임한 내용에 대해서만 적극적인 주주활동 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 과장은 “수탁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내용은 삼성물산-제일모직 사태처럼 기금위가 결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안건에만 국한된다”며 “당초 독자적인 주주활동 개입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지나친 경영 간섭을 우려해 점진적인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탁자 책임위 내 신설되는 책임투자 분과위원회도 지난해 기금위와 독립된 별도 위원회로 설립을 논의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축소된 형태로 도입된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고려대 박경서 교수팀에 의뢰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수탁자 책임위와 사회적책임위가 각각 별도의 독립 위원회로 존재토록 했다.
위탁운용사 의결권 위임은 연내 법개정 후 도입
위탁운용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위임 방안 도입도 보류됐다.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기업이 코스피 시장 내 300여개에 달하는 만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이해상충, 의결권 불통일 행사 등의 이유로 신중히 검토키로 한 것이다.
지난해 말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 용역 결과,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 중인 전체 약 50%의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위원회를 투자위탁기관에 대해 의결권까지 위임할 수 있도록 입법 예고를 했고 연내 개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위탁운용사 선정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기관에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최 과장은 “위탁 운용 주식의 의결권 행사는 연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이후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의결권 행사는 2020년부터 시행
국민연금은 오는 2020년부터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으나 미개선 된 경우 의결권 행사와 연계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의결권과 연계할 수 있는 중점관리 사안은 횡령, 배임, 부당지원행위, 경영진의 사익 편의 행위 등이다. 여기에서 임원 보수의 한도, 퇴직금 규정 승인 반대 등도 해당이 된다.
만약 지속적인 반대 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낼 수도 있고 이사, 사외이사, 감사 등 선임에 반대도 가능하다.
또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선정 후에도 대화를 거부하는 등 개선 여지가 없는 경우 다음 단계인 공개중점관리 기업으로 명단을 공개하게 된다. 수탁책임전문위의 결정으로 공개 서한을 발송하고 즉시 시행을 촉구한다.
한편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 관련 주주권 행사 내용은 시행자체가 보류 됐다. 공개중점관리 기업 선정에도 미개선 된 경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기업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내용은 제반 여건이 구비된 후 재검토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핵심인 수탁자 책임위와 의결권 위임이 원안 대비 후퇴하면서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난 공청회 참석 관계자는 “수탁자 책임위는 전문성보다는 독립성이 더 절실하다”며 “기존과 동일한 기금위 산하 조직으로는 제대로 된 주주감시 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