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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아마존 맞서려다 쓴맛…아르고스 '눈물의 손절' 나선 세인즈버리

제2의 아마존 꿈꾼 세인즈버리, 아르고스 10분의 1가격에 매각
아마존 맞서 온라인·비식품 확장했지만 적자 전환에 '흔들'
유럽 유통업 M&A 회복세…구조조정 자산에 투자금 집중

등록 2026-08-03 오후 5:20:44

수정 2026-08-03 오후 5: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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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영국의 대형마트 체인 세인즈버리가 생활용품·전자제품 유통업체 아르고스를 인수 10년 만에 매각한다. 온라인과 비식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며 2조2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사실상 눈물의 손절에 나선 것이다.

세인즈버리 내 위치한 아르고스 매장.(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세인즈버리 내 위치한 아르고스 매장.(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3일 현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국 세인즈버리는 아르고스를 최근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인 스위프트파트너스에 1억2000만파운드(약 2315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이는 세인즈버리가 10년 전 아르고스를 인수했던 금액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세인즈버리는 이번 매각으로 약 3억5000만파운드의 비현금성 손상차손을 반영하게 된다.

아르고스는 한때 세인즈버리가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업체에 맞서기 위해 꺼내 든 핵심 승부수였다. 세인즈버리는 지난 2016년 아르고스 모회사 홈리테일그룹을 인수하며 식품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생활용품과 전자제품 등 비식품 분야로 넓혔다. 전국에 깔린 슈퍼마켓 점포망에 아르고스의 상품군과 온라인 주문·배송 체계를 결합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유통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인수 이후 세인즈버리는 아르고스 매장을 기존 단독 점포에서 자사 슈퍼마켓 내부로 옮기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찾아가는 수령 방식을 확대했다. 매장 운영비를 줄이면서 세인즈버리의 고객 기반과 아르고스의 비식품 판매망을 묶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은 예상보다 빠르게 격화했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가격과 배송 속도를 앞세워 시장을 넓히면서 출혈 경쟁이 이어졌고, 세인즈버리는 아르고스 오프라인 점포를 잇달아 폐쇄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매출이 감소한 데 이어 2025 회계연도에는 대규모 세전손실을 기록하면서 세인즈버리의 비식품 사업 확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세인즈버리는 아르고스의 실적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본업인 식품 유통에 자금과 경영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은행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운영 사업, 아르고스 카드 포트폴리오 등 비핵심 자산을 잇달아 정리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아르고스 매각 작업도 본격화했다. 회사는 지난해 징둥닷컴과 아르고스 매각 조건을 논의했지만 가격과 거래 구조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무산됐다. 이후에도 인수 후보를 상대로 매각 작업을 이어간 끝에 영국 유통업계 출신 경영자들과 전문 투자회사가 세운 스위프트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낙점했다.

현지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유럽 유통업 투자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시점과 맞물린 운 좋은 거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유통업 거래 건수는 10년 만에 가장 적었지만,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투자사들이 집행한 유럽 유통업 관련 거래는 총 66건, 47억유로(약 7조7515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통업 전반으로 확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 웃돈을 줘야하는 거래보다 가격이 충분히 낮아진 자산을 사들여 구조조정하는 거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영국 현지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사들은 사업모델과 수익성, 가격 결정력, 현금 창출력을 이전보다 까다롭게 따지고 있다”며 “특히 기존 유통기업이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해 낮은 가격에 내놓은 자산 가운데 구조조정을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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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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