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지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수 인력 유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투자 결정의 주축인 실장급들이 전부 이탈했습니다. 유능한 후배들을 연금으로 불러들여 함께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지난 19일 마감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고운용책임자(CIO)에 출사표를 던진 정재호(58·
사진) 전 새마을금고 CIO는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전주 이전 이후 기금운용본부는 유례없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8명의 실장 중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으 3명의 주요 파트 실장이 공석이고 24명의 팀장 중 3명의 자리가 비었다. 전체 280여명의 인원 중에 30명 이상이 빈 자리로 남아 있다.
그는 “뜻이 맞는 후배들을 규합해 다시 연금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본부장으로 가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망가친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선 그동안 업계에서 좋은 네트워크를 유지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51조원을 굴리는 새마을금고의 CIO를 역임한 유례없는 경력의 소유자다. 2012년 새마을금고 CIO 취임해 한번 연임 후 4년간 기금을 운용했고 유진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F) 대표로 옮겨갔다. 하지만 불과 2년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아달라”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회장의 요청에 따라 다시 새마을금고 CIO로 복귀했다. 올 초 후임 김상헌 CIO에게 바통을 넘겨주기 전까지 총 6년 동안 새마을금고 CIO로 역임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그를 국내 전문 CIO 1세대로 평가한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연금 CIO다. 사실 그는 지난 홍완선 본부장 때부터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임 강면욱 본부장 때도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다가 개인적 이유로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도전이 세번째인 셈이다.
그는 국민연금 CIO의 핵심 자질로 ‘전술적’ 자산 배분 능력을 꼽았다. 정 전 CIO는 “5년 단위의 큰 전략적 자산배분은 기금운용위원회 차원에서 이미 결정한 사안”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게 시의 적절하게 조정하는 전술적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가 CIO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기관투자가는 5년 단위가 장기 전술적 배분과 1년 단위의 단기 전략적 배분 계획을 수립한다. 5년 단위의 전술 배분을 통해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를 배분하지만 연 단위의 짧은 전략 배분으로 시장 상황을 반영하게 된다. 그는 “자산 전체를 볼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자산 배분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CIO 경험이 있는 리더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