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가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연임안 등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게 된다. 국민연금이 이미 공시한 의사결정을 뒤집는 초유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 |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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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탁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기금운용본부의 삼성전자 의결권 행사 방향을 재논의해야 하는지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위원들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부 투자위원회의 결정을 따르는 데 합의했다. 수탁위 한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진행한 끝에 국민연금 본부의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것으로 위원들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애초 삼성전자 의결권 행사 방향은 국민연금 수탁위의 논의사항은 아니었다.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이 필요한 경우, 국민연금은 1차적으로 내부 투자위원회 결정을 따르며 사안이 중대한 경우 등에 한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위에 결정을 맡기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 15일 공시까지 끝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 다만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을 두고는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 과다하거나, 보수한도 수준과 보수금액이 회사의 규모,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반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10.70%다.
 |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국민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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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투자위원회가 내부 논의를 통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결정해 공시까지 마쳤으나, 일부 수탁위원이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갈리고 기업가치 훼손이 명백하게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기금운용본부 내부가 아닌 외부 수탁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수탁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ISS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법제처 차장 등 3명이 경영진 견제와 감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에게 반대표를 권고했다. 다만 수탁위는 ISS의 반대 권고 역시 근거가 불완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합의가 이뤄지긴 했으나 일부 수탁위원이 본부 내부 결정에 항의하며 사퇴 의사를 표시하는 등 논란이 격하게 진행되면서 당분간 여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 9명 가운데 홍순탁 위원(지역가입자 대표 추천)과 이상훈 위원(근로자 대표 추천)은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반발하며 사퇴를 표명했다.
홍 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 사건에서의 교훈을 배우지 못한 국민연금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오늘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사퇴했다”며 “규정에 근거한 권리가 행사됐다면 그 시점에서 모든 절차는 보류되고 다시 한번 숙고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