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국민연금, 경영권참여 연기 등 '속도조절'
수탁자 책임위 내 주주권행사, 책임투자 분과 신설
주주권행사委, 기존 의결권전문위와 동일한 9인 체제
위탁운용사에 위결권 위임 방안도 올해는 도입 않기로
등록 2018-07-17 오후 5:32:12
수정 2018-07-17 오후 5:32:12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민연금이 26일부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사외이사 후보추천, 위임장 대결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행사는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기금운용위원회와 독립된 별도 기관으로 신설해 주주 감시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도 내부에 두기로 했고, 자금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급진적인 방안도 도입을 연기했다. 기업의 경영권을 지나지게 간섭할 것이란 재계와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개최한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관련 공청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하반기 도입 예정이던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행사(사외이사 후보 추천·의사관철을 위한 의결권 대결 등)는 제반 여건이 구비된 후 재검토키로 했다.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는 방안도 관계법령 개정 후까지 미루기로 했다.
올해 국민연금이 행사 가능한 주주권은 배당정책 수립 요구 등 배당관련 활동, 의결권행사 사전공시, 손해배상소송, 주주대표소송 등이다. 대부분이 기존에 국민연금이 시행 중인 내용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분식회계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중이다. 주주대표소송은 이번에 새롭게 도입하는 것으로 기업이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한 경우를 명문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주대표소송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모든 활동을 시행하는 주최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탁자 책임위)를 기존 의결권전문위원회의 권한과 체제로 유지한 것이다. 수탁자책임위를 15명으로 확대하지만 결국 주주권행사 위원회는 기존 의결권전문행사위원회와 동일하게 9인 체제를 유지한다. 수탁자 책임위는 기금위가 위임한 내용에 대해서만 적극적인 주주활동 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최 과장은 “수탁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내용은 삼성물산-제일모직 사태처럼 기금위가 결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안건에 대해서만 국한된다”며 “당초 독자적인 주주활동 개입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지나친 경영 간섭을 우려해 점진적인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위탁운용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위임 방안 도입을 보류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기업이 국내 코스피의 300여개에 달하는 만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해야 의견이 제시됐지만 이해상충, 의결권 불통일 행사 등의 이유로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위탁운용사 선정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기관에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최 과장은 “위탁 운용 주식의 의결권 행사는 연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이후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핵심인 수탁자 책임위와 의결권 위임이 원안 대비 후퇴하면서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공청회 참석한 한 관계자는 “수탁자 책임위는 전문성보다는 독립성이 더 절실하다”며 “기존과 동일한 기금위 산하 조직으로는 제대로 된 주주감시 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