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유럽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에 따른 환헤지 비용을 고려해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이 가능한 사모부채펀드(PDF)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럽 중소기업 대출펀드 자금 몰이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지난 14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유럽 사모펀드 운용사인 이큐티(EQT)파트너스의 크레딧(융자)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는 크레딧 펀드 중에서도 다이렉트랜딩(기업 직접대출) 부문으로 경찰공제회 투자액은 3000만유로(약 390억원) 수준이다. 경공 관계자는 “펀드 만기는 7년으로 투자 기간은 4년으로 결정했다”며 “순내부수익률(IRR)은 6.5~8.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럽의 중소기업에 직접 대출해주는 구조”라며 “선순위 담보대출”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EQT파트너스는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에도 같은 유형에 각각 3000만유로씩 투자 받은 바 있다. 이 외에 우리은행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며 군인공제회는 투자를 검토 중이다. EQT파트너스의 예상 펀드 총 규모는 20억유로(약 2조5800억원) 정도로 펀드레이징이 완료되면 연말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과기공이 투자 약정 후 처음으로 240만유로(약 30억원)를 집행한다. 과기공 관계자는 “투자금 납입은 펀드 자금 수요가 있을 때마다 분할 출자하는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이달 안에는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보다는 유럽 PDF…“금리 역전에 환헤지도 고려”기관투자가들이 PDF에 투자하는 것은 금리 상승을 고려해서다. 변동금리 구조라 금리가 오를수록 받는 이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공무원연금은 유럽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다이렉트랜딩 전략을 펼치는 블라인드 펀드에 8000만유로(약 103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위탁운용사는 알센트라, 블루베이로 선정했다. 상반기에는 행정공제회도 비슷한 유형의 PDF에 7000만유로(약 9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해외 PDF 기대수익률은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연 5~7%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모투자펀드(PEF) 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현금을 빌려준 뒤 안정적으로 현금을 챙길 수 있어 국내 기관투자가가 선호하는 추세다. IB업계 관계자는 “PEF 투자는 지분을 사들이는 만큼 수익률은 PDF보다 상대적으로 높지만 J커브 효과 탓에 투자액 회수기간이 길다”며 “최근 미국 금리와 환헤지 비용을 고려하면 PDF 투자가 효율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