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지 로버츠 KKR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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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고(高)학력자가 많고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한국은 여전히 역동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다. 사모투자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하 KKR)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투자하기에) 좋은 시장이다.”
조지 로버츠 KKR 공동 창업자 및 회장은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언론과의 오찬회를 갖고 한국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투자 기회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로버츠 회장이 한국 언론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 특히 PEF 업계가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다.
“한국 투자 늘리고 싶다…대기업 비핵심사업에 관심”로버츠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전세계는 아주 빠른 경제 성장과정에서 이뤄진 자본 투자를 소화하는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저성장 국면에 빠진 글로벌 경제 구도에서 그나마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의 인접국가로서 변화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에 투자 가능한 자금 중 5% 수준에 불과한 한국 비중을 더욱 늘리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로버츠 회장은 “한국 투자금액은 5억7000만달러로 현재 KKR의 아시아에 대한 투자가능한 자금 110억달러 가운데 한국에 투자를 더 늘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일본에 대한 투자규모는 각각 20억달러와 7억달러 수준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의 비핵심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대기업들의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이나 정부 구조조정 노력에 우리 같은 PEF가 도울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 대기업이 핵심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매각할 때 이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으며 필요할 경우의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韓기업 해외진출에도 역할…단기 민감업종엔 투자 안해”국내에서 KKR은 지난 2009년 진출해 어피티니와 함께 오비맥주에 투자해 5년만에 3조50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린 아시아 바이아웃(Buy-out)딜의 전설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로버츠 회장은 제리 콜버그, 헨리 크래비스 등 이제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거목이 된 인물들과 함께 지난 1976년 KKR을 창립한 인물이다. 3명에서 출발한 KKR은 현재 15개국에 21곳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은 1200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지난해 향년 91세로 작고한 제리 콜버그가 물러난 후 헨리 공동 회장과 함께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 위치한 KKR을 이끌고 있다. 포트폴리오 운영위원회 최고 자리에서 최종 투자 의사를 내리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글로벌 기업들 인수·합병(M&A)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KKR의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세계 108개, 25개 산업군에 직원수 72만명에 이른다.
그는 투기적 자본이나 먹튀라는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듯 KKR의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했다. 또 국내 탄탄한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점도 외국계 PEF의 투자 기회이면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PEF의 역할로 바라봤다. 그는 “일본 파나소닉의 독일 제약대기업 바이엘 당뇨병 관리사업부 인수와 중국 하이얼의 제너럴 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 인수 등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했던 KKR의 역할이 컸다”며 “국내 대기업의 경우에도 KKR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버츠 회장은 “아시아 대부분에서 소비재와 서비스업종에 주로 투자해왔는데 경기순환주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경제성장, 인구 증가에 따라 동반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단기 사이클에 영향받는 업종은 시기를 잘못 맞추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