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불똥이 증권, 은행 등 금융권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법 적용 대상이 공직자나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으로 한정돼 있지만 언론인으로 인정되는 범주가 광범위해 정기간행물을 내는 증권사나 은행, 신용평가사에도 법 적용이 불가피해졌다.
 | |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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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데일리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정기간행물을 등록한 주요 금융회사들을 조사한 결과 증권업계 5곳, 은행업계 8곳, 신용평가사 1곳 등이 김영란법상 언론사의 범주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김영란법상 언론사는 방송사업자, 신문사업자, 뉴스통신사업자, 인터넷신문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를 말하는데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 가운데 생활정보지와 같은 단순 정보간행물이나 전자간행물을 제외한 잡지나 기타간행물을 발간하는 곳이 이에 해당한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증권(016360)(매거진 크리에이트), 한국투자증권(트루프렌드),
한화투자증권(003530)(본드브리프), 한국증권금융(증권금융), 코스콤(파이낸셜IT프런티어, 옛 증권전산) 등이 문체부에 간행물을 등록한 김영란법상 언론사다. 은행업계에선 산업은행(산은조사월보), 국민은행(골든앤와이즈), 한국수출입은행(수은북한경제), 하나은행(골드클럽), 은행연합회(금융), 기업은행(With IBK), 전북은행(전은가족), 한국은행(조사통계월보) 등이다.
신용평가사 중에선 NICE신용평가가 발간하는 e나이스크레딧이 인터넷신문으로 분류돼 있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연구소인 한국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도 모두 금융동향, 자본시장리뷰 등 다수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평소 기업과 투자자대상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활동이 활발한 금융회사들이 대거 김영란법상의 언론사로 분류되면서 시장내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회사 영업부서 등의 상시적인 접대 활동은 골프장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정기간행물을 내는 곳들은 언론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에 1인당 10만원은 훌쩍 넘어서는 골프 접대 영업은 원천 차단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김영란법상 언론사의 범주에 해당한다니 황당하다”며 “지금부터라도 법 적용에 대비한 영업 방식을 강구하거나 간행물을 계속 낼 것인지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잡지나 신문, 기타간행물로 등록된 기존 정기간행물을 김영란법상 언론사로 분류되지 않는 정보간행물이나 전자간행물로 전환하거나 기존 간행물을 폐간했다가 다시 발간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보간행물은 생활정보지와 같은 단순 정보전달을 위한 간행물이고 전자간행물은 통신망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데 금융권에서 내는 간행물들은 소비자의 금융상품 선택을 돕거나 시장동향, 전망에 대한 분석 등 편집자의 시각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보간행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발간하는 간행물은 인터넷 유포를 목적으로 작성되는데 통신망을 이용하지 않는 전자간행물로 발간하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이 때문에 경쟁사와의 시장점유율 싸움이 치열한 금융업계 특성상 김영란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간행물 폐간 사태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김영란법 규제가 적용되는 간행물을 다른 종류의 간행물로 변경할 수 있는지 법률검토를 하고는 있지만 간행물을 규제하는 입장에선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편집자 시각이 들어간 간행물을 모두 단순 정보 전달만을 목적으로 한 간행물로 인정해 버리면 간행물 규제가 무력화되는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