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올해 주주 권한을 전문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대행사를 선정해 책임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로드맵을 마련해 다양한 자산군에 책임투자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5일 KIC는 최 사장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KIC 투자성과와 국내 금융산업발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 사장은 “KIC가 투자하는 해외 기업의 지분이 대부분 1%를 넘어서지는 않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적지만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주주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며 “특히 투자수익을 제고하고 국가의 부를 증대하기 위해 책임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작년 말 KIC는 ‘한국투자공사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도입했고 3억달러 규모의 ESG 투자를 위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도 선정했다. 이에 대한 자금 집행은 지난 3월에 최초로 집행됐다.
최 사장은 “아직 책임투자 확대 초반이라 책임투자 원칙에 어긋나는 회사의 투자 비중을 조절할지는 논의 중”이라며 “올해 주주 권한을 전문적으로 행사할 의결권 대행사를 선정하고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KIC는 지난달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국제협의체에 가입하는 등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 공신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최 사장은 “협의체 관련 책임투자 국제행사에 참여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책임투자 등에 대한 정책정보 및 글로벌 트렌드 등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이라고 전했다.
KIC는 국내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과의 해외 공동투자 협력 강화로 국내 금융산업 글로벌화도 지원한다. 3월 현재 KIC가 국내 자산운용사에 위탁한 자산은 9억달러 규모(순자산가치)다.
최 사장은 “수익률, 투자역량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진적으로 자산운용사 위탁을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들과 공동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IC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3.66%를 기록해 2015년 이후 3년 만에 손실을 냈다. 특히 주식(-9.55%)과 채권(-1.32%) 등 전통자산 수익률은 -5.64%를 기록했다. KIC 위탁자산은 2월 말 기준 기획재정부 776억달러, 한국은행 250억달러 등 1026억달러다. 전통자산이 864억달러, 대체자산이 162억달러 수준이다.
현재 투자 성과를 고려한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1383억달러이며 총 투자 수익은 357억달러다. 설립 후 누적 연환산 수익률이 4.13%다. 최 사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25년 만에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했다”며 “하지만 올해 2월까지 5%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작년 손실분은 이미 만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KIC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대체투자를 단계적으로 늘려 2020년에는 비중을 20%까지 맞추겠다고 밝혔다. 현재 KIC의 투자자산 비중은 주식이 35.3%, 채권이 36.7%이며 대체자산이 16.4%를 차지한다. 최 사장은 “연기금과 공제회들도 대체투자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추세”라며 “KIC도 점진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 전통자산의 손실을 방어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