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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캐나다 연금개혁의 아버지 폴 마틴…주정부 일일이 설득

[선진금융 캐나다서 배운다]
"연금 운용자산 20년뒤 고갈"에 움직인 캐나다
폴 마틴 전 재무장관 리더십이 사회적 합의 도출
"미래 세대에 더 이상 문제 떠넘기지 않겠다"
연금 이름딴 국회법 개정으로 독립성·전문성 확보
주식·채권 비중 줄이고 대체투자 늘려 수익률 ↑

등록 2022-12-08 오후 5:38:05

수정 2022-12-08 오후 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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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17시 3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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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1990년 초 캐나다. 캐나다 정부에서 일하는 한 연금 연구원의 보고서는 캐나다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인구 고령화로 지출을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자산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20년 뒤엔 연금 운용 자산이 모두 고갈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이후 캐나다 자본시장에서는 국가의 기금 운용 전략을 달리해야 기금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쏟아져 나온다.

기금고갈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지 2년 뒤인 1997년, 캐나다 국회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법(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 Act)’을 개정한다. 캐나다는 이를 근거 삼아 정부 연금 본부에서 기금 운용 조직을 떼어내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세계 주요 연기금으로부터 ‘롤 모델’로 꼽히는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가 탄생한 배경이다.

캐나다 전 재무장관을 지낸 폴 마틴./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연방정부와 10개의 주(州) 정부로 나뉘어진 캐나다에서 성공적인 연금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주에 따라 정치·행정적으로 분열된 만큼, 국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누구 한 명이 총대를 메어 관계자들을 모으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캐나다 정치인 중 연금개혁을 진지하게 언급할 정도로 총대를 메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폴 마틴 재무장관이 등장하면서 캐나다의 미래는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미래 세대에게 문제를 떠넘길 수 없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국가 신용등급 회복에 우선 힘썼다.

경제 상황이 궤도에 오르자 그는 모두가 우려하던 연금 정책에 손을 댄다. 정치로부터 자유롭고, 지속 가능한 연금 시스템을 꾸리기 위해 일일이 주 정부 관계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모으고, 10개 주 정부 재무장관과 협의체를 구성한다. 연기금의 투자 자유도를 보장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법(CPPIB Act)이 탄생한 배경이다.

해당 법안에는 CPP 투자범위를 주 정부의 유가증권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투자 방향을 설정할 때 국가의 경제 발전과 사회적 목표, 정치적 상황 등에 영향받지 않도록 하며 자율성과 독립성을 명확히 규정했다.

일찍이 기금 운용 조직을 별도로 떼어낸 캐나다는 시름에서 벗어났다. 주식과 채권으로 이뤄진 전통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비중을 신속히 늘린 덕에 타 연기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최근 5년간 캐나다의 연평균 수익률은 8.5%에 달한다.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이보다 1.6% 높은 10.1%다.

경기 불확실성 여파에도 선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던 지난 2020~2021년 회계연도에 16.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526억 캐나다 달러(약 53조 581억 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짙었던 올해 상반기에는 여타 연기금과 마찬가지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11.3%)과 네덜란드 PGGM(-18%) 등에 견주면 -7.0%의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나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정치·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폴 마틴 재무장관은 캐나다 연금개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며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했고, 그 결과 글로벌 주요 연기금들의 롤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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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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