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김대연 기자]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좋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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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위탁하는 운용사들은 시가평가를 받지 않는 일부 기관들을 중심으로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라 오히려 채권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비중이 다소 줄더라도 기관투자자의 운용 자산 규모 자체가 커지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채권 수익률 안 나오네…정부도 대체투자 강조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35.8%였던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자산 비중은 올해 연말 기준으로 34.5%로 1.3%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시장에서 회사채 수요 예측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등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기관투자자인 우정사업본부 역시 국민연금과 비슷하게 금리인상 전망에 따라 국내채권 비중을 다소 줄여나갈 계획을 잡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된다는 전망에서 시가채권 비중은 지난해 연말 11.4% 수준에서 올해 11.0%로 소폭 하락하는 것으로 계획이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수익률은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국내채권 수익률은 각각 -1.30%, -1.16%였으며, 공무원연금의 채권 수익률도 -1.17%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벤치마크(BM) 수익률을 넘기더라도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수준의 수익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금이 국내채권 위주의 자산운용에서 벗어나 대체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기금업계 관계자는 “채권 수익률은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 연기금·공제회가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늘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채권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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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하락에도 운용업계 “시장 줄어들지 않을 것”운용업계 역시 지난해부터의 채권 약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수 있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손실이 나는 채권 투자에 이른바 ‘물타기’를 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국내채권 위탁운용 시장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기관투자자의 운용 자산 규모 자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투자 비중이 다소 축소하더라도 절대적인 자금 규모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채권 시장이 좋진 않지만 위탁운용 시장이 작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위탁운용을 맡기는 기관들의 자산이 계속 커지기 때문에 비중이 줄어도 사이즈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위탁운용 시장을 찾게 되는 기관 자체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보험사 등 시가평가를 하지 않는 기관은 오히려 금리인상을 채권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도 운용사들에겐 긍정적 요인이다. 자산을 시가와 장부가로 나눠 관리하는 우정사업본부 역시 금리가 인상되면 시가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장부가채권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시가채권과 장부가채권은 일종의 ‘트레이드 오프’ 관계여서 반드시 채권 비중이 줄어든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채권 같은 전통자산에서 대체투자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은 원래부터 있었던 추세”라며 “오히려 시가평가를 안 받는 기관들은 채권을 높게 사는 추세로 변하고 있는 시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워낙 오른 만큼 단기적으로는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