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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자본에 휘둘리는 M&A시장
등록 2016-12-27 오후 2:53:14
수정 2016-12-27 오후 3:47:00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서 중국자본 영향력이 확대일로다. 중국 관광객인 유커(遊客)가 쇼핑·숙박·여행업계를 주무르듯 M&A에서도 큰 장이 설 때마다 중국자본이 큰 손 대접을 받고 있다.내년초 M&A시장 최대어인 금호타이어가 대표적이다. 인수적격후보에 포함된 5곳 중 4곳이 중국 기업이다. 사실상 중국자본 의향에 따라 가격은 물론 매각 작업의 향배까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중국계 인수 희망자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티니위니 매각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랜드는 거래 상대방인 브이그라스가 가격을 깎자고 덤벼드는 통에 진땀을 빼고 있다.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자칫 거래가 무산되면 재무구조 개선안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중국자본의 취향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제조업은 물론 패션, 정보기술(IT), 게임, 엔터테인먼트, 의료·미용기업까지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최근엔 매물로 나온 금융회사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은 중국자본에 새로운 카드를 쥐어준 셈이 됐다. 당근(자금력)과 채찍(사드 보복)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한 ING생명과 KDB생명은 중국자본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M&A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사드 후폭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호타이어 채권단도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된 중국기업들이 사드 카드를 활용해 가격 인하에 나설 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자본의 득세는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경기 침체여파 등으로 M&A시장이 위축되면서 외부자금 수혈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 자본의 국적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다만 쌍용차를 인수한 뒤 기술만 빼먹고 금융위기를 틈타 손을 떼버린 상하이자동차의 행태를 잊어선 안 된다. 거래 당사자들은 전방위적으로 유입되는 중국자본에 대해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필요하다. 국내 관련당국의 시장 모니터링 강화도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