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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쌓고, 출자도 늘리라니…" 금투업계 '부동산PF 대책' 혼란

부동산 사업성 평가등급, 3단계→4단계 세분화
'부실우려' 사업장, 충당금 적립…사후관리 유도
은행·보험업권 '최초 1조원' 신디케이트론 조성
충당금 적립시 비용 증가…금융권 당기순익 감소
"부동산사업 출자 자금 막혀…정부 정책 모순돼"

등록 2024-05-31 오후 7:43:43

수정 2024-05-31 오후 7: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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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9시 4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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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에 상충되는 내용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회사가 부동산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을 경우, 실제 출자할 수 있는 돈은 줄어든다. 그런데 이번 정책은 금융권에 ‘충당금 적립’과 ‘1조원 신디케이트론 조성’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모두 제시하고 있어 모순이라는 반응이다.

‘부실우려’ 사업장, 충당금 적립…사후관리 유도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에 상충되는 내용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방안을 보면 금감원은 부동산 사업장의 적극적 사후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성 평가등급을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했다. 기존 등급은 △양호 △보통 △악화우려 3단계인데 ‘악화우려’를 ‘유의’와 ‘부실우려’로 세분화한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 일부 캡처)
이 4단계에서 ‘양호’는 사업성 및 사업진행 상황이 양호한 단계를 말한다. ‘보통’은 일시적 애로요인이 있으나 사업진행에 큰 차질이 없다고 판단한 사업장이다.

‘유의’는 지속적·중대한 애로 요인으로 사업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부실우려’는 지속적·중대한 애로 요인으로 추가적인 사업진행이 곤란한 경우를 뜻한다.

금감원은 기존 ‘악화우려’ 등급인 사업장 중 사업성이 떨어져서 추진이 곤란한 사업장이 있으면 이를 ‘부실우려’ 등급으로 분류하게끔 했다. 또한 이 경우 충당금을 ‘회수의문’ 수준으로 적립하도록 해서 적극적 사후관리를 유도했다.

‘유의’(재구조화, 자율매각 등), ‘부실우려’(상각, 경·공매 추진) 사업장에 대한 사후관리 기준을 명시하고, 금감원이 사후관리 이행사항을 점검한다. 금융회사가 사후관리 계획을 제출하면 금감원이 이를 점검하고, 이행이 미흡할 경우 지도하는 순서다. 유사시 현장점검도 실시한다.

또한 금감원은 이번 방안에서 정상 사업장에 신규자금 공급이 확대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이 재구조화되게끔 유도했다. 은행·보험업권이 최초 1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서 민간수요를 보강하게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 일부 캡처)
향후 지원 현황 및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서 최대 5조원까지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신디케이트론은 은행과 보험사가 공동으로 조성하는 대출이다. PF 경·공매 매입자금을 공동으로 빌려주기 위해서다. 5월 중 이와 관련한 협의체를 발족하고, 6월 내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참여기관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생명보험 2개사(삼성·한화) △손해보험 3개사(메리츠·삼성·DB)다. 추후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등 필요시 참여 기관을 확대할 수 있다.

충당금 적립시 출자할 자금 감소…“정책 모순돼”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방안이 상충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정부 방안대로 사업성 평가등급을 세분화하고, 금융권이 충당금을 계속 쌓게 할 경우 사업 앞단에서 자금조달이 막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회사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예상되는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는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예상되는 부실 규모가 커졌다는 뜻이다.

서울 시내 위치한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진=연합뉴스)
금융회사가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당기순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작년에 대부분 금융회사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도 그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1조278억원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1년 전보다 84.1% 늘어난 규모다. 각 지주사별 충당금 규모와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KB금융 3조790억원(72.0% 증가) △신한금융 2조2512억원(70.8% 증가) △NH농협금융 2조1018억원(168.8% 증가) △우리금융 1조8810억원(112.5% 증가) △하나금융 1조7148억원(41.1% 증가)이다.

이에 따라 여러 금융그룹의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 신한금융 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3.3% 줄어든 3조4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전년보다 19.9% 감소했다.

금융회사가 부동산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서 손익에 영향을 미칠 충당금을 많이 쌓을 경우, 출자에 활용할 수 있는 돈은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금융권이 ‘1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조성’ 등 출자를 하게 유도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반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권에 1조원 규모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하게 하는 것은 부동산 사업장이 기한이익상실(EOD)을 겪지 않고 계속 자금조달을 하게 해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게끔 하는 정책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충당금을 계속 쌓으면 오히려 가용자금이 줄어들고, 사업장에 흘러갈 자금이 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피해를 보는 사업장이 생길 수도 있다”며 “차라리 금융회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많아지게끔 정부가 앞단을 열어주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기자

sung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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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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