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17일
삼성전자(005930)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연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지만 산하 위원회에서 “내부 논의로 정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국민연금이 재논의에 나선다. 오늘(16일) 오후 회의에서 재논의가 결정되면 국민연금이 의견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 | 지난달 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 앞에서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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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사외이사 연임 ‘찬성’ 결정했지만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양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삼성전자 주총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 공시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경영진 견제와 감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반대’를 권고한 사외이사 연임안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은 찬성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내부 투자위원회를 거쳐 입장을 정리한다. 다만 최근
포스코(005490) 최정우 회장 연임 건이나 유상증자를 위한
대한항공(003490)의 정관 변경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위에 결정을 위임할 수 있다.
국민연금 내부 의사결정 후 수탁위 일부 위원들은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의결권 자문사 권고가 엇갈리고 있고 기업가치 훼손이 발생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내부 결정이 아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위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수탁위원 일부는 해당 사안을 수탁위에 넘길 것을 지난 15일 기금운용본부에 요청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전문위원회 재적인원 3분의 1 이상이 전문위원회 회부를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수탁위가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이날 수탁위에서 삼성전자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논의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 |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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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위서 ‘의결권 뒤집기’ 가능성도 배제 못해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관행상 자문기관의 의견이 다르면 전문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오늘 수탁위가 예정돼 있어 당연히 오를 것으로 알았는데 빠졌다고 해 수탁위 차원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 이후 수탁위 차원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관계자는 “위원들이 안건을 올린 만큼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어떻게 매끄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 내부의 의사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민연금은 17일 주총에서 예정대로 찬성표를 던진다. 하지만 수탁위원 9명 중 과반이 재논의 필요성에 동의하면 재논의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논란이 되고 있는 사외이사 연임안에 대해 국민연금이 반대표로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수탁위 전날 긴급하게 해당 안건이 추가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의결권 행사 방향이 바뀌었을 때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탁자책임활동 지침에는 3분의 1 이상이 요구할 경우 논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은 있지만, 본부 결정이 사전에 이뤄졌을 때에도 이러한 절차가 유효한지 등에 대한 규정은 없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침에 따라 논의는 이뤄지겠지만 수탁위에서 다시 논의해 결론을 내는 모습이 적절치 않게 비칠 수 있다”며 “설명과 설득을 통해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지만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측의 입장이 강경하다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