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글로벌 연기금이 미얀마 군부기업과 합작회사를 운영하는 계열사를 문제 삼아 포스코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정작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이와 관련해 “검토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오히려 지난달 31일 포스코 지분을 소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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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공적연금(APG)은 최근 한국
포스코(005490)를 상대로 미얀마 군부기업인 미얀마경제홀딩스(MEHL)와의 합작회사 관계를 끊을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이 MEHL과 철강 합작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어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우려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APG는 일본 기린맥주가 미얀마 사태 직후 군부가 소유한 기업과의 양조장 합작법인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들어 포스코를 압박했다. 박유경 APG 고문은 “군부가 매일 사람을 죽이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가 (포스코에 대한 압박에) 참여하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APG의 포스코 보유 지분은 5% 미만이다.
하지만 포스코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국민연금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 철수를 압박할 만한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에서 포스코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주요 의결권행사 방향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로부터 위탁받아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 역시 같은 입장이다. 수탁위 관계자는 “해외 외신에서의 문제”라며 “수탁위 입장에서는 ‘이 사안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본부에서 살펴보라’고 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히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포스코 지분을 확대했다. 국민연금의 포스코 지분은 2월 26일 11.10% 수준에서 3월 말 11.36%로 0.26%포인트 늘었다.
 |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국민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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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민연금이 최근 책임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역설적인 행보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배당정책이나 보수한도는 물론 ESG 관련 문제가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활동에 나설 수 있다.
특히 ESG와 관련해 예상하지 못한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발생한 사안에 대해 기업과의 대화 등의 주주활동에 나설 수 있다. 책임투자를 위해 고려하는 ESG 요소 가운데는 인권 문제도 포함돼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포스코강판과 MEHL의 합작이 사실이라면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외국투자자가 채권 발행에 참여를 하지 않는 등 포스코가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며 “ESG 영역에서 자본이 독재정권과 협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중요한 이슈였는데 공적 연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연기금들과 달리 국민연금은 아직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을 아직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이란 ESG 문제가 있는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는 원칙이다. ESG 우수 기업에 투자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보다 적극적인 형태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전략을 도입한 상태는 아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포스코 책임투자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어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