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중동사태, 외국인 韓이탈 촉매?..당국 `예의주시`
글로벌자금 이머징→선진국..중동불안에 `가속` 우려
감독당국 "아직 괜찮지만"..한은 "재유입 되겠지만 혹시나"
등록 2011-02-23 오후 5:04:20
수정 2011-02-23 오후 5:04:2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리비아 사태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으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증권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3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김 총재와 시중은행장들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 이머징 자금이탈 가속화 우려
실제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해외 뮤추얼펀드에서 30억800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4주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선진국이 포함된 인터내셔널 펀드군에서 7주일째 순유입이 이뤄진 반면 글로벌이머징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군에서 4주 연속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이처럼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이머징경제의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고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상대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잇딴 중동사태로 이머징마켓
자체 리스크가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최근 7주일만에 한국펀드에서의 글로벌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섰고 최근 한 달간 외국인투자자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총 3조218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1주일새에도 156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주일새 6243억원, 한 달간 2조518억원을 순매수하곤 있지만, 이는 작년 12월부터의 급격한 매수포지션 축소에 따른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또 최근 소요사태가 터진 튀니지와 이집트 주가가 올들어 10~20%씩 급락하고 있고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이 100bp 가까이씩 급등하고 있는 등 중동사태가 주변국 금융시장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글로벌시장에서의 리스크 회피가 커지고 유가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리 시장도 우회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 "아직 괜찮은데" 금융당국도 주시
이같은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금융당국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중동사태 추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우위가 유지되는 등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매력은 여전한 편"이라며 "큰 염려는 없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뉴스 플로우에 귀를 쫑긋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보면 향후 정부의 금융정책이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도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은 원화환율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가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체 이머징경제를 놓고 보면 선진국으로의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지만, 적어도 한국만 보면 원화 강세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 자금을 빼갈 경우 대체 투자처도 많지 않아 순유출 여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