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보광사이버다임(066690) 전 최대주주의 코스닥을 활용한 엑시트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장후 보호예수가 풀린 지 얼마 안돼 회사를 팔더니 그 회사의 우회상장 절차가 끝나자 마자 기존 회사 사업부를 싼값에 되사왔다.
돈도 벌고, 하던 일도 그대로 하고, 더불어 자금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간섭하던 전주도 떼버리게 됐으니 가히 `1석3조`라 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코스닥을 활용한 먹튀의 교과서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광사이버다임은 지난달 30일 최근 소프트웨어 사업 부문을 떼내 설립한 자회사 사이버다임을 테일스톤이라는 회사에 21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했다.
보광사이버다임은 올 3월 보광사에 인수된 뒤 양사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보광사가 사이버다임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것. 통상 우회상장이 끝나면 소위 쉘은 쓸모가 없어지게 되고 매각작업을 거친다.
보광사가 휴대폰 도금사업을, 사이버다임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서 두 사업이 시너지를 내기도 힘들다. 보광사이버다임 역시 비슷한 우회상장기업의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테일스톤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테일스톤은 지난달 26일 설립 등기를 마친 신생법인이다. 특히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는 현석진 전 사이버다임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다. 결국 원주인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상당수 쉘의 최대주주가 이런 수법을 사용하므로 그다지 특이할 것도 없다.
하지만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현 대표이사는 매우 정교한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닐까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사이버다임은 현 대표가 98년 창업했으며 장래가 촉망되던 국내 몇 안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였다. 2008년 들어 상장을 추진하다가 글로벌 경제위기 발발에 한 차례 연기하기도 했으나 결국 그해 10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을 계기로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상장뒤 1년4개월이 지난 올 2월 자신이 보유했던 지분과 경영권을 보광사에 매각한다. 코스닥 신규 상장법인 최대주주는 상장뒤 6개월부터 5%씩, 그리고 1년이 지난 뒤에는 아무런 제약없이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
사실상 보호예수가 끝나자마자 팔 궁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이번에 다시 사이버다임을 가져오게 됐으니 2년 사이에 소위 코스닥 딱지 장사를 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수지도 괜찮은 편이다.
현 대표는 자신의 지분 전부를 주당 1만5904원에 매각해 상장시 신고된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할 때 약 79억원, 15배 가까운 차익을 얻었다. 테일스톤이 지불하는 21억원을 빼더라도 63억원이 남는다.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벤처인들이 한 때 수천억원의 재산을 거머쥔 것에 비하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일반인 입장에서 보기에는 여전히 거금이다.
그는 또 사이버다임을 무사히 가져오게 됐다는 점도 운좋은 편이다. 우회상장 작업이 시작되면 통산 기존 사업부나 값나가는 부동산은 원주인에게 돌려주기로 이면계약을 맺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게 코스닥 M&A쪽 전언이다. 하지만 일부는 막상 우회상장이 이뤄진 뒤 그같은 이면계약을 어기는 경우도 있어 알게 모르게 속을 끓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와 함께 상장전 10%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던 소프트뱅크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FI)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지는 행운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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