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NH농협금융이 전(全) 금융계열사들의 자금을 모아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단독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조성하는 펀드)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NH농협은행의 프라이빗에쿼티(PE)사업부가 NH투자증권의 PE 사업단과 합쳐지면서 장기적으로 분사(Spin-off)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첫번째 시도다.
지금까지 NH 금융계열사는 캐피탈 콜(투자처가 생기면 투자 요청)이 있을 때마다 개별적으로 플레이를 해왔다. 특정 딜에 따라 각 계열사 별로 출자여부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지주사 아래 포진한 각 금융 계열사의 통합된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단독 블라인드펀드가 조성되면 NH투자증권의 NH PE가 무한책임투자자(GP)로 펀드 운용사가 되고 다른 계열사들이 유한 책임투자자(LP)로 참여해 전 계열사가 통합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첫 펀딩규모는 약 3000억원 정도다. 다만 기존 블라인드펀드와 투자대상이 겹치지 않고 농협 전 계열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농협 벤처로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NH금융지주는 기존의 블라인드펀드 소진율이 신규 펀드 조성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본격적인 펀드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존 펀드 소진율은 약 70%에 달한다.
이 같은 NH PE이 계열사 단독 블라인드 펀드가 주목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NH PE를 분리 독립해 육성하기 위한 첫 번째 스텝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금융지주사에서 은행 중심으로 계열사가 통합되는 대신 NH투자증권이라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CIB(은행과 증권이 IB부문 통합)의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현금흐름을 예상해 가치를 평가하고 리스크를 떠아는 총액인수에 강점이 있는 NH투자증권과 JW생명과학, SK D&D, 동양매직 등 빅딜을 통해 두 자리수 이상의 IRR(연평균내부수익률)을 기록해 온 NH농협은행 PE사업단이 통합돼 궁극적으로 분리 독립된다면 국내 사모펀드업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초대형 IB 탄생을 앞두고 NH금융지주는 원스탑 금융서비스를 위한 준비 과정을 한 단계씩 밟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이를 통해 국내 IB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개될지 NH PE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